일동후디스 전체 매출의 50% 이상 담당

분유업체 일동후디스가 2020년 출시한 단백질 보충제 '하이뮨'이 누적 매출 3000억 원을 돌파하며 회사 실적을 견인했다. 하이뮨은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이 "내가 먹고 싶은 단백질을 만들겠다"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집중하면서 탄생한 제품이다. 이 회장의 승부수가 시장에서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일동후디스에 따르면, 자사 제품인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가 2020년 출시 첫 해 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 1050억 원, 2022년 1650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하이뮨의 이같은 실적은 일동후디스 전체 매출의 50%를 넘긴 수준이다. 사실상 하이뮨이 일동후디스를 먹여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일동후디스는 종합 이유식 등 영우아식 시장을 선도하며 매출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해마다 저출산이 심각해지면서 결국 지난 2016년도부터 매출이 꺾여 2017, 2018년 연속 적자에 접어들었다.
위기에 빠진 회사를 살린 건 '히트 제조기' 이 회장이 나서면서다. 이 회장은 서울대 약대 출신의 90세 노장이다. 그는 과거 1960년 일동제약 평사원으로 입사해 '아로나민' 등 히트 상품을 연달아 개발했다.
그는 1984년 일동제약 사장에 오른 뒤 1994년 회장까지 승진했다. 이 회장은 2019년 2월 일동제약과 일동후디스의 보유 주식을 맞교환하면서 일동후디스를 손에 쥐었다.
이 회장은 일동후디스 독립 경영을 선언한 뒤 88세의 나이에도 주말까지 출근해 대소사를 챙기는 등 경영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당시 저출산 등으로 회사가 악화일로를 걷자 영유아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및 노년층까지 전 연령대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단백질 제품 개발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뮨은 이같은 이 회장의 고심 끝에 3년 간의 개발로 탄생하게 됐다.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는 어린이를 위한 '주니어 밀크', 체지방 조절 여성을 위한 '&(앤)바디', 헬스하는 남성을 위한 '프로 액티브', 간편이 마실 수 있는 '하이뮨 음료·하이뮨 액티브' 등으로 구성됐다. 맛과 기능성까지 갖춘 제품은 가수 장민호가 부른 중독성 있는 노래에 힘입어 인지도를 바짝 끌어올렸다. 하이뮨 광고 곳곳에도 이 회장의 타고난 마케팅 감각이 빚을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이 회장의 통찰력으로 최근 위기에 빠진 분유 시장 속에서도 일동후디스가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하이뮨이 출시하고 나서 회사의 사업구조가 바꼈다. 앞으로도 일동후디스가 전체 생애 주기에서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건강지향식품'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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