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부채·갈 길 면 신재생 에너지...박용만 떠난 두산, 여전히 괴롭다
높은 부채·갈 길 면 신재생 에너지...박용만 떠난 두산, 여전히 괴롭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9.26 13:20
  • 수정 2022.09.2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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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친환경에너지에 '원자력' 포함해 원전 사업 지원
원전 주력으로 하는 두산에너빌리티에 호재 가능성
두산밥캣 이을 캐시카우 창출 절실… 원전 역할 ↑
박용만 전 회장 떠난 뒤 약해진 이미지도 복구해야
두산중공업이 준공한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 [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지빌리티)가 준공한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 [출처=두산중공업]

박용만 전 회장이 떠난 두산그룹이 현 정부의 친원전·수소 정책에 힘입어 기사회생 준비를 하고 있다. 두산은 경영난에 두산인프라코어와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던 두산건설까지 매각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선 바 있는데, 원전이 두산밥캣을 이을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할지 관심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일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 경제활동'에 포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초안에서 ‘원자력 핵심기술 연구·개발·실증’은 녹색 부문에, ‘원전 신규건설’과 ‘원전 계속운전’은 전환부문에 포함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탈(脫)원전 기조와는 반대로 흐르고 있다.

환경부는 "원전의 경우 유럽연합(EU) 등 국제동향과 국내 여건을 고려하여 최종 포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EU는 원전이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전력원이라는 측면을 반영해 최근 '유럽연합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시킨 바 있다. 이어 "최근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국내외에서 원전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각국의 에너지 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원전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두산그룹엔 호재가 될 수 있다. 두산 관계자는 "매출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딱 잘라 말하기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한때 두산에너빌리티(舊 두산중공업)의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알짜 사업으로 평가 받는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희 의결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했다. 에너빌리티는 에너지(Energy)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결합한 단어다.

두산에너빌리티 CI. [출처=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 CI. [출처=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로 사명 변경에는 그룹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더욱 힘쓰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7월 '2022 통합보고서'를 발간해 ▲수소터빈으로의 전환이 진행중인 가스터빈 ▲해상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수소사업 ▲ SMR(소형모듈원전)를 포함한 차세대 원전 등 두산에너빌리티의 4대 성장사업을 소개했다. 앞으로 기존 사업에 대한 매출 비중은 줄이면서 신재생에너지와 SMR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는 미래 구상에 가까울 뿐 당장의 매출을 책임지는 사업과는 거리가 멀다. 두산에너빌리티가 51% 지분을 가지고 있는 두산밥캣은 건설기계 생산 회사다. 매분기 안정적인 흑자로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신재생 에너지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 주력은 사실상 해수담수화 시설과 화력발전소 및 원전 수주다. 회사가 예상한 올해 수주금액(7조9000억원)의 대부분도 여기에 몰려 있다.

여기서 화력 발전은 기후 위기의 주범으로 몰려 '탈석탄'이 대세인 현재 시점에서도 사업을 축소해야 하지만 수주가 이어져 환경단체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화력발전 대신 원전을 밀어줄 수 있지만 원전은 안전성 등을 문제로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기에 갑론을박이 많은 게 현실이었다. 현 정부가 밝힌 대로 원전이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는다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두산그룹은 원전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두산그룹 계열회사의 재무 성과를 모두 반영한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67.9%로 300%대를 웃돌던 과거에 비해 크게 나아졌지만 수치는 여전히 높다. 지주사인 (주)두산 또한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74.8%를 기록했는데 지주사의 평균 부채비율(2021년 기준 35.3%)보다 높다. 자본 건전성을 위해 아픈 손가락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도 매각한 바 있다.

현 정부가 수소경제를 밀어주곤 있지만 수소사업이 그룹 매출에 미치는 비중은 미미하다. 수소사업을 담당하는 두산퓨얼셀의 2분기 매출액은 742억원, 영업이익은 8억원을 기록했다. 수주 재개로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증가하긴 했지만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에너빌리티와 밥캣에 비해 현금창출력이 매우 떨어진다. 캐시카우 창출이 필요한 상황에서 원전 사업이 부흥하면 그룹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출처=연합뉴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출처=연합뉴스]

두산그룹은 박용만 전 회장이 떠난 뒤 약해진 그룹 이미지도 다시 세워야 한다. 박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직을 내놓고 두 아들과 함께 그룹을 떠나기로 했다. 박 회장은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5남으로, 당시 두 아들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과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도 그룹 임원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박 전 회장과 두 아들은 지난 3월 보유한 ㈜두산 지분 7.84%도 처분하면서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일각에선 박 전 회장이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두산을 위기에 빠뜨려 놓고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박 전 회장이 두산 회장(2012~2016)으로 있던 시기 미분양 사태에 따른 두산건설 적자와 밥캣 인수로 두산그룹의 재무건전성은 크게 악화된 바 있다. 두산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난 이유는 알 수 없다"면서도 "개인 SNS에 올린 글들을 보면 여러 사항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작년 11월 그룹을 떠나기로 한 당시 SNS에 글을 올려 "이제 이렇게 두산을 떠나는 것이니 나도 독립”이라며 "이제부터는 그늘에 있는 사람들 더 돌보고 사회에 좋은 일 하며 살아가기로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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