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원전기술개발은 친환경' 공식발표…녹색분류체계 개정안에 원전 포함
환경부, '원전기술개발은 친환경' 공식발표…녹색분류체계 개정안에 원전 포함
  • 심준보 기자
  • 승인 2022.09.20 15:25
  • 수정 2022.09.2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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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년까지 폐기물 처리계획 수립 등 조건 달아
"정권 교체 영향이냐" 비판 목소리도
조현수 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장이 2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원전 반영 초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가 '친환경 경제활동'에 원자력발전을 포함시키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사고저항성핵연료(ATF) 등에 해당하는 원전 기술 개발의 경우 '진정한 친환경 경제활동'으로 분류하고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일은 '진정한 친환경은 아니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과도기적 경제활동'이라고 분류했다.

20일 환경부는 녹색분류체계(그린 택소노미) 개정안을 통해 원전을 포함하는 내용을 공개했다. 최근 정부는 원전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기치로 내건 바 있어 그간 '녹색분류체계에 원전 포함'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평가다. 유럽연합(EU)이 그간 까다로운 조건을 붙이면서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했기 때문에 우리 역시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원전이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인 '안전'·'폐기물' 때문에 이번 녹색분류체계 포함을 놓고 갑론을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녹색분류체계란 경제활동이 친환경인지 여부를 규정하는 국가 차원의 기준으로 '녹색투자 대상'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일례로 현재 일부 은행들이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된 경제활동에는 저리로 자금을 융자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월성원전 3호기 ⓒ연합뉴스

◆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확보' 등 조건 명시 

정부가 규정하는 녹색분류체계에는 녹색부문과 전환부문 두 가지가 있다. 

먼저 녹색부문은 '탄소중립과 환경개선에 기여하는 진정한 녹색경제활동'을 뜻한다. 전환부문은 '진정한 녹색경제활동은 아니지만,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서 중간과정으로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활동'이다. 

이번에 처리된 녹색분류체계 개정안에서 'SMR, 방사성폐기물을 최소화하면서 전력을 생산·공급하는 차세대 원전, ATF, 방사성폐기물 관리, 우주·해양용 초소형 원전, 내진성능 향상 등 원전 안전성·설비신뢰도 향상 등을 위한 핵심기술 연구·개발·실증과 관련된 제반 활동'이 이에 해당한다. 

전환부문에는 '전력이나 열을 생산·공급하고자 원자력을 이용하는 설비를 구축·운영하는 활동'(원전 신규건설)과 '설계수명이 만료된 원전 계속운전을 목적으로 설비를 개조하는 활동'(원전 계속운전)이 포함됐다. 

이 중 원전 신규건설과 계속운전은 '2045년까지 건설·계속운전을 허가받은 설비'에 한해 녹색분류체계에 해당되는 활동이라고 규정한다. 

EU와 마찬가지로 인정조건도 존재한다. 

신규 건설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안전한 저장과 처분을 위한 문서화된 세부 계획 존재와 계획 실행을 담보할 법률 제정', '중·저준위 방사서폐기물 처분시설 보유', '최신기술기준 적용과 ATF 사용', '에너지 1kWh(킬로와트시) 생산 시 온실가스 배출량 이산화탄소 환산량 기준 100g 이하',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금과 원전 해체 비용 보유' 등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계속 운영 조건 역시 신규 건설과 비슷하나 ATF와 관련, '2031년 1월 1일부터 ATF 사용'으로 한정했다. 

EU의 조건과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확보·ATF 사용 시점에 여유가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EU는 조건으로 '205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가동을 위한 문서화된 세부 계획 수립'과 '2025년부터 ATF 사용'을 내세운 바 있다. 

환경부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확보 시점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해 12월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세부 계획 이행을 위한 법률 제정을 조건에 포함해 처분시설을 적기에 확보하도록 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는 '부지 선정 절차에 착수하고 20년 안에 중간저장시설을 확보하고 37년 이내에 영구처분시설을 마련한다'라고 적혀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올해 바로 부지 선정에 착수해도 운영이 시작되는 시점은 2060년이다. 

ATF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가장 빨리 상용화될 수 있는 시점이 2031년이다"라고 알렸다. ATF는 세계를 놓고 봐도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으며 미국 역시 오는 2026년에야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정권 바뀌니 눈치보나" 지적도 

이번 녹색분류체계 개정안으로 이와 관련한 논쟁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는 이전 정권에서 지난 2021년 발표한 녹색분류체계에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원전을 포함할지 검토하겠다"라고 장담했는데 새 정부가 이에 대한 각계각층의 논의 없이 진행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환경부는 금번 개정안은 '초안'이며 각계각층의 의견수렴은 이후 진행한 후 최종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한다'라는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게 환경부의 입장이다. 때문에 환경부가 스스로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해 만들었다'라고 밝힌 2021년 발표 녹색분류체계를 약 9개월 만에 바뀐 정권에 따라 눈치를 보며 개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키리크스한국=심준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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