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필현의 시선] 구조조정이냐, 희망퇴직이냐
[조필현의 시선] 구조조정이냐, 희망퇴직이냐
  • 조필현 기자
  • 승인 2022.09.14 16:13
  • 수정 2022.09.1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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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의료·제약산업 부장
조필현 의료·제약산업 부장

“사실상 희망퇴직을 가장한 구조조정이다. (노조 입장)”

“법규에 따른 합법적인 희망퇴직이다. (다국적 제약사 입장)”

한국에 진출한 한국노바티스, 한국화이자, 한국GSK 등 다국적 제약사 노·사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인력 감축을 놓고 노조 측은 ‘구조조정’이라고 반발하는 반면, 회사 측은 ‘희망퇴직(ERP)’이라고 맞서고 있다. 급기야 전국제약바이오노동조합(NPU·의장 안덕환·한국노바티스 소속)이 지난 6일 국회를 방문해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면서 노사가 정면충돌하는 모습이다. 노조는 주요 다국적 제약사들은 코로나19 백신·치료제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모델 변경을 명분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회사 측은 ERP 프로그램 가동으로 변화 실행 과정에서 조직 변화가 불가피해 인력·역량에 대한 재분배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노사의 입장이 크게 갈리는 부문이다. 노사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NPU가 국회를 찾아 관련 법 개정 촉구를 위해 여·야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의원들과 밀접한 접촉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NPU는 여·야 환노위 의원들과 접촉하면서 ‘사실상 구조조정’ 여론을 만들어 다국적 제약사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NPU 관계자는 “환노위 의원들과 미팅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이 희망퇴직을 가장한 인력 감축과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노조 탄압 사례를 구체적으로 전달했다”라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NPU 주장에 신속하게 해명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희망퇴직 절차는 법규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라며 “강제적인 압박은 NPU 측의 주장이지, 사실과 다르다”라고 반문했다. 한국노바티스, 한국화이자, 한국GSK 중 현재로서 가장 많은 인력을 감축할 곳은 한국노바티스로 점쳐진다. 앞서 글로벌 노바티스가 공식적으로 조직개편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 직원 중(10만8,000명) 8,000여 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국노바티스는 최근 2주간의 희망퇴직 신청을 마감했다. 오는 10월 호흡기 사업부를 폐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화이자는 ‘깜깜히 ERP’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ERP 규모와 일정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조직개편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기업 운영과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포함될 수 있는 내용으로 공개할 수 없다는 태도다. 한국GSK는 노조와 법적 싸움에 돌입했다. GSK 노조는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각각 단체협약 위반 진정과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접수했다. 노조는 “사측이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을 어기고 ERP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반발하고 있다. 분명 주요 다국적 제약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높은 매출을 기록하면서 외형 성장을 거뒀다. 이러한 성장세에 인력을 재분배한다는 게 다국적 제약사들의 입장이다. NPU는 ERP 과정에서 퇴직 종용 등 강제적 위험성이 인지되면 즉각 강력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양측의 ‘일촉즉발’ 상황이 감지된다. 이럴 때일수록 노사 간 진정성 있는 대화와 ‘믿는 정치’로 접근하면 쉽게 풀릴지도 모른다.

[위키리크스한국=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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