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K ①] 한중수교 30주년 속 굳건한 '중국몽'…미국과 관계설정은 과제
[글로벌 SK ①] 한중수교 30주년 속 굳건한 '중국몽'…미국과 관계설정은 과제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9.02 16:20
  • 수정 2022.09.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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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한중 양국 기업인 간 경제협력 절실"
SK온·하이닉스, 옌청·우시에 생산능력 최대 규모 공장
美 주도 칩4 동맹·인플레 감축법에 불확실성 ↑

[편집자주] SK그룹의 수출 비중이 2014년 내수를 처음으로 넘어선 데 이어 7월 미국에 28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중국·미국·유럽까지 3대 생산 거점에서 SK의 투자 전략을 분석하고자 한다. 

24일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비즈니스 협력 포럼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대한상의]
24일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비즈니스 협력 포럼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대한상의]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SK그룹이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필수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SK는 1991년 우리나라 기업 최초로 베이징 지사를 설립해 통신·주유소·반도체·배터리 등으로 사업을 확충한 만큼 중국 시장의 의미가 남다르다. 다만 미국이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의 고립을 계획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에 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최태원 회장 "한중 양국 기업인 간 경제협력 절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24일 오전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한국무역협회, KOTRA와 공동으로 서울과 북경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 행사에선 양국이 한목소리로 경제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따른 불안정한 상황은 새로운 리스크"라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 위축이나 에너지, 원자재 가격 인상, 국제적인 분쟁 등 다양한 영역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특히 '좋은 이웃은 값을 매길 수 없는 진귀한 보배와 같다'는 중국 속담을 인용하며 "그 어느 때보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양국 기업인들 간의 경제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신뢰를 강조하고 나선 배경엔 2016년 우리나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의 경제 보복이 강해졌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기 부진과 공급망 훼손, 도시 봉쇄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중국에서 우리 기업들의 현지 사업 재정비와 탈출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 국내 기업의 中의존도 감소세…SK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으로 돌파

실제로 대외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의존도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늘어나고 있지만, 중국의 한국 의존도는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중국의 대한국 수입 의존도는 2005년(11.6%)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7.9%까지 떨어졌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적자인 상황이다. 이달에도 무역 적자가 이어지면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SK는 사드 배치 이후에도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이 국내 업체 중 최초로 배터리를 중국 완성차 업체 전기차에 탑재시켜 중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받을 정도로 중국 시장에 공들여 왔다. 최 회장은 2005년부터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하겠다는 이른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추진해왔다. 생산기지 역할을 넘어 인수합병(M&A)을 하거나 중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중국 중심 전략인 셈이다.

SK그룹은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의 중국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년 10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이 물적 분할한 SK온은 약 3조 원을 투입해 장쑤성 옌청시에 자사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SK온은 옌청에 위치한 배터리 제1공장을 풀가동하고 있고, 전기차 브랜드 샤오펑 등 고객사를 확보하며 현지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D램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중국 우시에 현지 법인에 2조3940억원을 출자하며 반도체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1단계 절차를 완료함에 따라 인텔이 보유한 중국 다롄 팹(Fab)을 양수받게 됐다. 다롄 공장은 신설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과의 시너지를 목표로 낸드 생산 기지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중국 창저우 사업장. [출처=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중국 창저우 사업장. [출처=SK이노베이션]

■ 칩4 동맹·인플레 감축법…美·中사이에 낀 SK

이같은 경제협력 강화 의지에 미국이 큰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 공급망에서 '탈(脫)중국'을 공식화하고 있다. 미국이 추진 중인 '칩4'(한국·미국·대만·일본) 동맹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시키려 하고 있다. 하이닉스의 반도체 최대 수출국이자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이 공급망에서 고립되면 매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여기에 미국 재무부는 내년 1월부터 10년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앞두고 있다. IRA에선 CATL과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배제할 방침이라 호재인 점도 있지만, 배터리의 핵심광물 40%가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채굴·가공돼야 세액 공제의 절반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즉,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주요 광물과 핵심 부품의 수입처를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우리나라는 배터리 주요 원료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산화리튬 포함) 수입액 17억4829만달러 가운데 중국에서 수입한 액수는 14억7637만달러로 84.4%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대(對)중국 코발트 수입액은 1억2744만달러로 전체 수입액(1억5740만달러)의 81.0%에 달했다. 천연 흑연은 전체 수입액 7195만달러 중 89.6%인 6445만달러가 중국산이었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해외산업실장은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그동안 양국 간의 관계는 상호 비교 우위를 바탕으로 보완관계였으나 최근 글로벌 여건 변화 속에서 다자간 경쟁관계로 위상이 바뀌고 있다"면서 "국제정치나 경제측면에서 한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 미국이나 일본, 아세안 국가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경제협력을 증진하는 방편으로 김 실장은 "원자재 및 부품 소재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양국 간 공감대 마련이 필요하고 RCEP 회원국 중심으로 자유무역 질서 회복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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