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도약하는 K건설] 대우건설, 스타레이크시티로 ‘복합 개발 원조‘ 명성 잇는다
[디벨로퍼 도약하는 K건설] 대우건설, 스타레이크시티로 ‘복합 개발 원조‘ 명성 잇는다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2.06.24 07:20
  • 수정 2022.06.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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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대형 건설사 최초 한국부동산개발협회 가입
김형 전 사장, 디벨로퍼 역량 다지기 위한 초석 마련
베트남 신도시 개발 위한 ‘스타 레이크시티‘ 조성 주도
금융기관과 공동 출자…복합개발사업 시행 펀드 조성
중흥과 결합 후 시너지 확대…美 부동산 개발시장 진출
2020년 착공해 오는 2024년 준공 예정인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B3CC1 블록 복합빌딩 투시도 [출처=대우건설]
2020년 착공해 오는 2024년 준공 예정인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B3CC1 블록 복합빌딩 투시도 [출처=대우건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부동산 디벨로퍼 전환이 속도내고 있다. 최근엔 국내를 넘어 해외 부동산개발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건설사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 중 유독 눈에 띄는 광폭 행보를 보이는 대형 건설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바로 대우건설이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국내는 물론 미국, 베트남 등 해외 부동산개발 시장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0년 대형 건설사 중 최초로 한국부동산개발협회(이하 KODA)에 가입, 디벨로퍼 부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며 대규모 복합개발 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다. KODA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견 건설사들이 협회의 주축을 이뤄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주택 시장의 불안정성이 가중됨에 따라 사업 다각화에 나선 대형사들의 가입이 줄을 잇고 있다.

대우건설이 공개적으로 디벨로퍼 변신을 선언한 시기는 2020년이다.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설립 본인가를 받은 이후 종합 디벨로퍼 회사라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설정했다. 오는 2025년까지 리츠 20개 이상, 자산운용 규모 4조원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디벨로퍼로의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전임 김형 대표이사 사장이다. 김형 전 사장은 지난해 말 기준 경기 수원 망포동,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에 이어 부산 범일동 부지 개발사업을 진행해 디벨로퍼 역량 강화에 공들여왔다.

대우건설은 부산 범일동 부지를 3067억원에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매입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비싸게 사들였다는 얘기가 나돌았지만 김 전 사장은 항간의 우려와 달리 범일동 부지 개발사업의 수익성을 높게 평가했다. 당시 대우건설이 매입가로 제시한 3067억원은 증권업계 일각에서 추산한 예상 매각가 12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공사비까지 감안한 면밀한 사업 검토 끝에 입찰에 참여했다”며 “범일동 부지를 두고 매입 경쟁이 치열했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가치가 높은 토지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2019년 7월 신사업추진본부를 새로 만들면서 개발사업팀 등을 별도로 둔 것을 시작으로 같은해 10월에는 개발 목적으로 수원 망포동 일대의 농어촌공사 부지 10만㎡도 5744억원에 확보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2700억원 규모의 부산 문현 국제금융단지 복합개발사업 3단계 신축공사를 따냈다. 2020년 연결기준 매출의 3.32%에 달하는 수주금액이다. 이 사업은 부산시 남구 문현동 1226번지 일원에 지하 5층~지상 45층 지식산업센터 및 업무시설, 지원시설,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계약기간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42개월이다.

대우건설이 조성중인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전경사진 [출처=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조성중인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전경사진 [출처=대우건설]

그동안 대우건설은 1996년부터 베트남에서 첫 한국형 신도시 수출사업인 스타레이크시티 개발사업을 주도하면서 현지 사업을 위한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쌓아왔다. 스타레이크시티 개발사업은 베트남 하노이시청 북서쪽에 56만평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1단계 사업은 입주가 시작돼 마무리 됐으며 2021년부터 2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다.

2020년 초에는 베트남 하노이 인근 스타레이크시티의 한 구역에 KDB산업은행, KB증권 등과 복합빌딩을 개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총 개발사업비 3억8800만달러(한화 약 4600억원) 규모로 대우건설이 진행하는 스타레이크시티 부지 내 한 블록(B3CC1 블록)에 호텔과 서비스레지던스, 오피스, 리테일 등 복합 빌딩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복합 빌딩은 지하 2층~지상 35층, 2개동 규모로 지어지며, 2020년 착공해 2024년 준공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KDB산업은행·KB증권·BNK부산은행·신한캐피탈·한화투자증권·제이알투자운용 등과 공동으로 출자해 복합개발사업 시행을 위한 펀드를 조성하고, 베트남 현지에 시행법인 SPC(Special Purpose Company)를 설립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금융기관이 베트남 대형 부동산개발 사업에 지분 투자하는 최초 사례다.

김 전 사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투자개발 및 자산운용사로서 사업 확대가 안정적 운영 체계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그의 언행은 대우건설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디벨로퍼로 다시 태어나는 데 있어 산파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국내 디벨로퍼의 원조라고 볼 수 있는 회사”라며 “대우건설 출신들이 세운 시행사들이 외환위기 이후 좋은 실적을 내며 대우건설이 ‘부동산 개발사업 사관학교’라는 얘기까지 나돌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승 대우건설 신사업추진실장(왼쪽에서 4번째)이 공동 투자사 관계자들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에 위치한 H1HH1블록 개발을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한 후 투자 계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승 대우건설 신사업추진실장(왼쪽에서 4번째)이 공동 투자사 관계자들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에 위치한 H1HH1블록 개발을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한 후 투자 계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대우건설]

이에 앞서 대우건설은 디벨로퍼 역량 강화를 위해 2019년 12월 2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자산관리회사(AMC·Asset Management Company) ‘투게더투자운용’ 설립 본인가를 받았다. 본인가 취득보다 앞선 동년 10월 7일 투게더투자운용은 설립 예비인가를 득했다. 투게더투자운용은 대우건설과 기업은행, 교보증권, 해피투게더하우스(HTH) 등 4개사가 공동출자했으며 초기자본금은 70억원 규모다.

대우건설은 부동산 간접투자기구인 리츠(RETI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산업에 진출해 건설과 금융이 융합된 신규사업모델을 만들어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특히 대우건설은 AMC설립에 금융사를 참여시킴으로써 부동산 개발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자금조달력과 안정성에서 다른 AMC보다 경쟁 우위를 차지했다고 자평할 정도다.

대우건설은 개발리츠나 임대리츠에 직접 출자를 통한 디벨로퍼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공사를 수주해 시공하는 단순 건설회사에서 부지매입·기획·설계·마케팅·시공·사후관리까지 하는 종합디벨로퍼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차원에서다. 이를 통해 기존의 시공이익 외에 개발이익, 임대이익, 처분이익 등을 수취함으로써 사업 수익원을 다각화에 힘쓴다는 전략이다. 또한 대부분의 국내 리츠가 임대주택 개발·운용이나 대기업의 부동산 자산관리 수준에 그쳤다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공모 리츠를 추진하는 등 변신을 시도했다.

또 대우건설은 올해 초 2220억원 규모의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복합개발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에 위치한 H1HH1블록은 대우건설이 디벨로퍼로 총괄 기획해 조성 중인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 내에 있는 복합개발사업 용지다. 대우건설은 이 용지를 개발해 지하2층~지상23층, 아파트 2개동(228가구)과 오피스 1개동 및 상가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에서 직접 시행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건축·인프라·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 및 운영까지 아우르는 선진 디벨로퍼의 시대를 여는데 5400여 명의 대우건설 임직원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지난해 7월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흥그룹 고위관계자의 포부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가장 왼쪽)과 한승 대우건설 신사업추진실장(가운데 왼쪽)이 미국 루이스빌시의회 의사당에서 T. J. 길모어 루이스빌시장(가운데 오른쪽), 클레어 포웰 부시장(가장 오른쪽)과 MOU 체결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대우건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가장 왼쪽)과 한승 대우건설 신사업추진실장(가운데 왼쪽)이 미국 루이스빌시의회 의사당에서 T. J. 길모어 루이스빌시장(가운데 오른쪽), 클레어 포웰 부시장(가장 오른쪽)과 MOU 체결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대우건설]

중흥그룹과의 기업결합으로 대우건설은 디벨로퍼로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및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은 기업결합 후 부동산 개발·공급시장에서는 점유율 2.02%로 8위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들어 대우건설은 중흥그룹과의 시너지를 발판으로 미국 건설시장 재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9박 10일 일정으로 중흥그룹 정원주 부회장을 비롯해 대우건설 실무진들이 미국 텍사스주, 뉴저지주를 방문해 신규 주거사업에 대한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관련 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글로벌 중심인 미국 부동산 개발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사업여건을 확인하고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시 관계자와 협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마련됐다.

대우건설과 중흥그룹은 지난달 3일 텍사스주 루이스빌시와 5일에는 같은 텍사스주 캐럴턴시와 부지개발사업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텍사스주는 저렴한 생활비와 주거비용,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일자리가 풍부하고, 인구도 꾸준히 늘어 부동산 개발사업이 활성화 됐다”며 사업 진출 이유를 밝혔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한승 대우건설 신사업추진실장(가운데 왼쪽) 등이 뉴저지 토지주 및 사업 관계자와 LOI 서명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대우건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한승 대우건설 신사업추진실장(가운데 왼쪽) 등이 뉴저지 토지주 및 사업 관계자와 LOI 서명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대우건설]

대우건설과 중흥그룹 출장단은 5월 6일에는 뉴저지주와도 주거개발사업에 대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번에 LOI를 체결한 뉴저지 주거개발사업은 20층, 370가구 규모로 이미 주택개발 인허가를 승인받아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도보거리에 쇼핑몰, 슈퍼마켓 등이 위치하며 허드슨강, 맨해튼 조망이 가능한 뛰어난 입지여건으로 개발시 높은 선호도가 기대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향후 미국 현지에 해당 사업의 빠른 진행을 위한 현지법인 및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의 최대 도시인 뉴욕 맨해튼으로의 이동이 용이한 뉴저지 지역은 주거 수요가 매우 높아 안정적인 주거임대율을 보이는 곳으로 높은 개발밀도 및 자산보유 수요로 인해 Highrise 주거상품 임대 및 분양사업이 활성화된 지역이다.

한편 대우건설은 뉴저지 부동산 개발사업 공동 사업 참여 검토를 위해 인창개발, HMG와 같은 국내 디벨로퍼도 이번 미국 출장에 동행했다고 전했다. 인창개발은 운정신도시 최대 단지인 ‘힐스테이트 더 운정’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HMG는 ‘힐스테이트 고덕 센트럴’, ‘성남 고등지구 제일 풍경채’와 같은 실적을 보유한 견실한 디벨로퍼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문 디벨로퍼와 동반 출장을 계기로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서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업계 간에 상생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미국 부동산 시장 진출은 도시개발사업에서 풍부한 노하우를 보유한 중흥그룹과 함께 텍사스와 뉴저지 두 지역에서 복수의 도시개발사업을 검토하며 그룹 시너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라며 “대우건설이 갖고 있는 토목, 플랜트 분야 외에도 부동산 개발사업이라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추가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추진하며 글로벌 건설 리더로 거듭나겠다”고 앞으로 회사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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