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도대체 탕산 식당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월드 프리즘] 도대체 탕산 식당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6.21 05:27
  • 수정 2022.06.21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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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탕산시 식당의 여성 상대 집단 폭행 사건 이후 번지는 무성한 소문들
지난 10일 새벽 2시40분께 탕산시 루베이구의 한 음식점에서 남성 9명 등이 성추행을 거부하는 여성 4명을 잔인하게 폭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사진 출처 = 웨이보]
지난 10일 새벽 2시40분께 탕산시 루베이구의 한 음식점에서 남성 9명 등이 성추행을 거부하는 여성 4명을 잔인하게 폭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사진 출처 = 웨이보]

중국 북부 허베이성 탕산시에서 최근 발생한 여성 집단 폭행 사건 이후 SNS 등을 타고 괴소문이 퍼지는 등 여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CNN방송은 20일(현지 시각) 이 사건과 관련된 후속 보도를 내보냈다.

중국의 한 바비큐 식당에서 여성 손님들을 상대로 잔인한 폭행이 저질러지면서 중국인들이 충격에 휩싸인 지 10일 지났지만, 피해자들을 둘러싼 정보 공백 때문에 중국 인터넷에서는 “도대체 그 여성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가?”라고 의문을 표시하는 포스팅들이 넘쳐나고 있다.

앞서, 피해 여성들은 중국 북부 탕산시의 한 식당에서 자신들에게 가해진 성추행을 항의한 후 9명의 남자들에 의해 잔인하게 폭행당했다.

CCTV에 포착된 공격 장면을 지켜본 중국 사람들은 경악했고, 특히 성추행과 젠더 기반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여성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하지만 피해자들 및 그 가족들이 이 사건 이후 침묵을 지키자 많은 사람들은 해당 여성들에게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나 아닌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들은, 달갑지 않은 뉴스들은 일상적으로 은폐하는 통치 시스템에 대한 대중적 신뢰 결여를 지적하며, 이런 일상적 은폐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혹독한 통제 체제하에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끔찍한 CCTV 영상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해당 여성들에 가해진 폭력 장면에 치를 떨고 있다. 가해 남성들은 한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식당 밖으로 끌고 나가 병과 의자를 내리치고, 머리를 계속해서 걷어찼다. 그리고 그들은 그녀를 도우려던 다른 여성을 밀쳐서 그녀의 뒷머리가 계단에 심하게 부딪치기도 했다.

이 공격이 있고 몇 시간 뒤, 피해 여성 중 한 명이 환자 이송용 침대에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장면이 찍힌 사진 한 장이 공개되었다. 그녀는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다음 날 탕산시 경찰은 두 명의 여성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중인데,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이후 피해자들의 상황과 관련해서 추가 정보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주 내내, 경찰과 병원 당국 및 ‘중화 전국 부녀연합회(All-China Women's Federation) 탕산 지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중 일부가 당국이 밝힌 것보다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루머가 온라인을 타고 계속 번져나갔다. ‘중화 전국 부녀연합회’는 어용 여성단체이다.

일부 사람들은 촬영된 CCTV 장면은 당시 이뤄진 폭력의 일부만을 포착한 것으로 폭행은 카메라 밖 가까운 골목에서 계속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CNN은 이 주장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온라인에서 번지고 있는 또 다른 동영상에는 주민들이 이 골목에 꽃다발을 바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지난 16일, 당국이 그 진위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는 더 많은 동영상들이 등장하자 추측은 극에 달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트위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웨이보에는 “탕산 폭행 피해 여성들의 후속 상황(Tangshan beaten girls follow-up)”이라는 해시태그가 금요일까지 2억 회 이상 공유되면서 22만 건 이상의 댓글을 생성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피해 여성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를 정확히 알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웨이보는 17일 탕산 폭력 관련 ‘루머를 퍼뜨린 사유(spreading rumors)’로 320개의 계정을 폐쇄했다고 발표했다. 메신저 플랫폼인 웨이보상에서 광범위하게 퍼진 이 소문 관련 기사도 검열·삭제되었다.

중국 허베이성 탕산시 식당 집단 폭행 사건 현장 [사진=연합뉴스]
중국 허베이성 탕산시 식당 집단 폭행 사건 현장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추측이 끊이지 않는 것은 희생자들을 둘러싼 정보 블랙홀(black hole of information) 탓이 크다. 폭력이 벌어진 이후 피해자들이나 그들의 친구, 가족 들 중 어느 누구도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있으며 그들의 피해 상황과 관련한 어떤 공식적인 세부 발표도 볼 수 없다. 관영 언론의 보도들은 가해자들을 체포한 경찰의 신속한 대응과 2주 동안 조직범죄 소탕 작전을 벌인다는 탕산시 당국의 발표에 집중되고 있다.

‘차이나 뉴스 위클리’처럼 직설적인 보도로 잘 알려진 일부 매체들은 피해 여성 중 사망자는 없다는 병원 당국자의 말을 인용 보도하고 있지만, 대중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당신들, 당국자들은 매일 루머를 부인한다. 증거는 있기는 한 건가?”

한 웨이보 사용자는 이렇게 물었다.

“루머가 어디에나 넘쳐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건 어디에서든 단 한 줄의 진실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용자는 이렇게 한탄했다.

탕산시 경찰 당국은 CNN에 이 사건이 현재 조사중에 있다고 밝히며 어떤 정보도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그리고 피해 여성들이 입원해있는 병원 측은 CNN의 요청에 어떤 답도 내놓지 않았다. ‘중화 전국 부녀연합회’도 전화를 끊어버렸다.

탕산시 당국은, 사건 발생 이후부터 코로나 여행 제한 조치를 강화하면서, 심지어는 관영 매체 기자들의 후속 보도도 방해했다.

탕산역에 도착하는 여행자는 누구나 거처할 숙소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외출하지 않는다는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또, 호텔에 묵을 여행자는 48시간 전에 미리 등록해야 하며, 기차역을 벗어나는 허가를 받은 여행자는 당국이 마련한 버스로 숙소까지 이송된다고, 관영 매체 ‘지난타임즈(Jinan Times)’는 보도했다.

그런가 하면 관영 매체 ‘구이저우 라디오 텔레비전 방송국(Guizhou Radio Television Station)’의 한 언론인은 웨이보상의 한 동영상을 통해 그가 폭행 사건이 벌어진 다음 날인 지난 11일 탕산역에 도착했을 때 도착 사실을 “지역 주민 공동체에 미리 통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차역을 떠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일 코로나바이러스 음성 확인과 코로나 앱상에 ‘녹색 건강 코드’를 받고, 최근 코로나 발생 이력이 없는 지역에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조치를 받았던 것이다.

“이것이 정말로 정상적인 팬데믹 방지 조치인가, 아니면 당국은 코로나를 언론인을 탕산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데 활용하고 있는 것인가?”

그는 지금은 삭제된 동영상에서 이렇게 물었다.

중국의 지방자치 당국이 코로나 제한 조치를 정치적 통제 수단으로 활용한 케이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허난성의 정저우시 당국은 예정된 시위를 차단하기 위해 디지털 건강 코드 시스템(digital health code system)을 조작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탕산과 허난의 비교는 정말 소름끼치는 결과를 보여준다. 무려 8일 동안이나 우리는 탕산 피해 여성들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없는데 반해 허난성 당국은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기차표를 예매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그 즉시 알고 있다.”

유명한 작가이자 사회 비평가인 이승팽은 토요일 SNS 포스팅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우리는 당국이 알려주는 것만 알고 있으며, 우리가 모르는 사실은 절대 알려지지 않을 것이다.”

이번 폭행 사건을 다루는 당국의 태도에 투명성이 결여되었다고 비난하는 다른 많은 SNS 포스팅들처럼 이승팽의 포스팅도 그 이후 삭제되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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