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메타버스 근무' 가능할까... 카카오-SKT의 닮은듯 다른 근무방식
[이슈 분석] '메타버스 근무' 가능할까... 카카오-SKT의 닮은듯 다른 근무방식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6.18 10:20
  • 수정 2022.06.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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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메타버스 근무', 마이크 상시 사용 등 자율성 침해 지적에 전면 재검토
SKT, '이프랜드' 있지만 메타버스 근무 없어... "DYWT 근무제 시행 중"
"통제와 자율 균형점 찾아야... 직종·사업부별 자율 근무제 차등 적용 필요"
카카오 판교 사옥 내부 전경. [출처=카카오]
카카오 판교 사옥 내부 전경. [출처=카카오]

카카오가 불지핀 메타버스 근무제가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취지는 코로나19 이후 보편화된 원격 근무를 엔데믹 이후에도 유지하자는 데 있었지만 업무 자율성 침해라는 카카오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의 '엔데믹(endemic)' 전환에 따른 대면 근무 복귀에 거부감이 높아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30일 어디에서나 근무할 수 있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이달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직원들에게 직접 화상대화를 통해 이를 설명했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대신 음성채팅 기능이 있는 소프트웨어에 접속해 근무시간 중 8시간 동안 스피커를 켜놓아야 하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는 반드시 일을 하는 '코어타임제'를 도입한다는 것이 골자다. 

또 주 5일 중 1회는 반드시 오프라인 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카카오는 코로나19 이후 2년 넘게 유지해온 재택근무를 상설화하려는 취지로 메타버스 근무제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훈 대표는 "지난 2년간 원격근무를 경험해본 결과, 업무에 있어 물리적 공간보다는 '연결'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결론 내렸다"면서 메타버스 근무제의 업무 효율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이 회사의 과도한 간섭과 감시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소통을 위해 마이크를 항시 켜두고 있어야 하는 데다 특정 시간에는 반드시 업무를 해야 하는 강제성 때문에 근무 자율성을 침해받는다는 반발이 인 것이다. 

남궁 대표는 결국 이런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인 지난달 31일 사내 게시판에 메타버스 근무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SKT 홍보모델이 거점오피스 '스피어(Sphere)' 신도림의 협업 공간 '빅테이블'에서 협업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 [출처=SKT]
SKT 홍보모델이 거점오피스 '스피어(Sphere)' 신도림의 협업 공간 '빅테이블'에서 협업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 [출처=SKT]

앞서 카카오와 지분 동맹을 맺은 SK텔레콤은 DYWT(Design Your Work Time)라는 자율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자유롭게 본인의 근무 방식을 재택, 거점오피스, 실제 오피스 등으로 나눠 선택하는 방식이다. DYWT에 따라 직원들은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2주를 기준으로 80시간의 근무 시간을 채우면 된다.

이같은 자율 근무제는 '스피어(Sphere)'라는 거점오피스가 일정 부분 지탱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은 2020년 4월부터 약 2년간 서대문, 종로, 판교, 분당, 을지로(본사) 등 5곳에 거점오피스를 시범 운영한 뒤 올해 4월 공식 운영을 시작했다. 회사는 스피어 오픈을 계기로 자율과 성과에 기반한 일문화를 더욱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코로나19 발발전부터 DYWT를 활용한 자율적 근무제를 도입했다"며 "원격 근무라 하더라도 업무 결과 등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피드백 및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SKT는 카카오가 채택한 '메타버스 근무제'를 도입했을까. 메타버스 근무제는 오피스 출근이 강제되지 않아 근무 자율이 보장되고, SKT 입장에선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운영하고 있어 접근성도 용이하다. 

하지만 SKT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도입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팀장이나 팀원들이 다른 팀원의 DYWT를 조회할 수 있고 미리 공유작업이 필요한 경우 조율이 가능하다"며 "피드백 및 평가도 이뤄지고 있어 별도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근무유형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택근무 중 이프랜드나 미더스(영상회의)를 활용하여 팀회의를 진행하는 경우는 더러 있다고 덧붙였다. 

메타(페이스북)가 공개한 메타버스 회의실 호라이즌 워크룸. [출처=Meta]
메타(페이스북)가 공개한 메타버스 회의실 호라이즌 워크룸. [출처=Meta]

업계에선 메타버스 근무가 가능하려면 통제와 자율 중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엔데믹 전환 이후 오피스 근무가 일상화되면서 기존 비대면 근무에서 누리던 자율성이 침해받고 있다는 인식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메타버스 근무라도 채팅, 마이크 사용 등을 강제하면 구성원들의 반발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에서 메타버스 근무제에 대한 불만이 나온 것은 원격 근무에 따른 회사차원에서의 관리체계를 고민하다가 다소 강압적인 방식으로 접근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엔데믹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오피스 근무로의 복귀가 진행되다보니 나오는 이슈사항이 아닐까 싶다"고 바라봤다.

다만 근무를 자율에만 맡기면 업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재계 관계자는 "경쟁 상대가 많지 않거나 경쟁이 느슨한 업계의 기업들은 자율 근무제가 용이하나, 대다수 기업들은 경쟁환경 심화로 자율로는 성과 창출이 쉽지 않다"며 "개발·비개발 등 직종이나 각 사업부 특성에 따라 자율·원격 근무제를 차등 적용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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