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MAP] “부산 촉진3구역 소송전 가나?”…조합 VS HDC현산 ‘양보 없는 싸움’
[재개발MAP] “부산 촉진3구역 소송전 가나?”…조합 VS HDC현산 ‘양보 없는 싸움’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5.25 08:42
  • 수정 2022.05.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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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진3구역 재개발 조합, 22일 ‘시공권 해지’ 총회…찬성 749표·반대 699표
HDC현산, ‘찬성측 조합원’ 정족 수 미달…조합, 일부 투표지 ‘찬성 표’ 간주
시공사 해지 찬성률 49.5% 놓고 해석 분분…‘도정법 45조’ 과반 수 넘어야
HDC현산, ‘촉진3구역’ 지켜내고자 안간힘…시공권 해지 막고자 총력전
촉진3구역, ‘촉진지구’ 재정비사업 중 가장 큰 규모…사업비 1조 대어
정비업계, 촉진3구역 향배 예의주시…HDC현산, 결과 따라 ‘소송 가능성’
대우건설, ‘신반포 15차’ 소송서 승소…‘부산 촉진3구역’ 예의주시 해야
부산 시민공원 일대. [사진=부산시]
부산 시민공원 일대. [사진=부산시]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시민공원 인근 ‘촉진3구역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합 측과 시공사 측이 시공권 해지 여부를 놓고 잇딴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현재 HDC현산과 조합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향후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HDC 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 측은 계약해지에 찬성한 조합원이 정족 수에 이르지 못한 만큼 부결이라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합 측은 재검표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일부 투표지가 찬성표로 인정됐기에 HDC현대산업개발은 시공자 자격이 해지됐다고 주장한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부산진구 시민공원주변 재정비 촉진3구역 재개발조합은 정기총회를 열어 현산과의 시공계약을 해지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친 결과 계약 해지 찬성은 749표(49.5%)로 집계됐다. 반대 699표(46.2%)‧무효 64표(4.2%)를 앞선 득표율이다.

이에 시공사 해지 찬성률 49.5%로 조합 정관이 정한 출석조합원의 과반수 찬성(50%)에 이르지 못했다. 쉽게 말해서 출석 조합원의 과반수 찬성을 넘지 못해 부결된 부분을 HDC현산은 시공권을 방어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촉진3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사진=촉진3구역 재개발조합]
‘촉진3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사진=촉진3구역 재개발조합]

이날 총회에는 전체 조합원 1793명 가운데 서면참석자 1284명, 직접참석자 228명 등 총 1512명(83.3%)이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45조에 의거 ‘총회의 의결은 정관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조합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한다’라고 슈정하고 있다.

HDC현산은 이 규정에 근거하여 촉진3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지켜냈으며, 부산에서 잇단 시공권 해지 행렬을 막을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달 중순 부산 서금사재정비촉진A구역 재개발 조합은 롯데건설·HDC현산 컨소시엄과 시공 계약을 해지했다. 당시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총회에서는 조합원 928명 중 787명이 투표해 과반 이상인 440명(56%)이 시공사 계약 해지에 찬성했다.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HDC현산은 조합 측이 여론전을 통해 공식화한 시공사 해지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총회가 끝난 이후 일부 조합원의 요청에 의해서 재검표가 진행된 것은 맞다”며 “이 과정에서 무효표를 인정해야 하는 주장이 제기돼 조합 내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총회 폐회 이후 이틀이 지났는데도 아직 조합 측으로부터 시공사 자격과 관련된 결과에 대해서 공식적인 입장을 통보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측이 시공사에 공식적인 입장을 통보하기도 전에 임의적으로 시공사 자격을 해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회사 측은 시공사 자격 박탈을 수용할 수 없다”며 공식 입장을 전했다.

촉진3구역 조합 관계자는 “변호사가 직접 참여해 현장 투표용지를 공식적으로 영상으로 촬영했으며, 수개표를 통한 재검을 실시하는 등 모든 절차적 과정이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며 “시공사 해지 투표는 총 1430명 중 810표가 계약해지 찬성 표로 인정되며 56.6%로 과반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법적 문제가 없음을 입회한 변호사로부터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조합은 아직 내부적으로 최종 입장을 조율 중이라 알리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현재까지 내부적인 분위기로만 보면 오는 9월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할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부산촉진3구역 조합원 관계자는 “조합원들 상당 수가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가 터진 이후부터 HDC현산이 시공사로 선정되는 것에 대해 상당한 난색을 표했다”면서 “그동안 부산지역에서는 HDC현산에 대해 인식이 좋았는데 이번 사고가 일어나면서 조합원들이 돌아선 것이 표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 촉진지구 개발계획. [사진=부산시]
부산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개발계획. [사진=부산시]

그렇다면 HDC현산이 부산 시민공원 촉진3구역 재개발사업에 목매는 이유는 왜일까? 부산시 부산진구 범전동 일대 면적 12만9489㎡에 아파트 15개동, 총 3554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사업비만 1조원에 이른다. 현재 부산시민공원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촉진지구’ 재정비사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만큼 HDC현산도 이를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정비업계는 이번 부산 촉진3구역 시공권 다툼에 대한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최근 조합과 시공사 간에 벌어진 공사비 갈등으로 인해 시공사를 교체하는 움직임이 많아지면서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은 2019년 연말 대우건설과 결별을 선언했다. 철거와 이주까지 모두 완료했음에도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이 커진 탓이다. 당시 대우건설은 설계가 변경되면서 지하뿐 아니라 지상까지 연면적이 3만여㎡ 가량 더 늘어나다 보니 500억원의 공사비 증액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다.

이에 조합 측은 ‘시공사가 입찰 당시 제안한 무상특화설계 항목’이라며 200억원 이상은 줄 수 없다 조합은 임시총회에서 대우건설의 시공자 지위를 취소하고 이듬해 새 시공자로 삼성물산을 선정한 것이다.

15일 0시를 기점으로 공사가 중단된 둔촌주공아파트 단지에는 공사장 내부 인력이 모두 철수한 관계로 오가는 사람 하나 없이 적막감에 휩싸여있다. [사진=김주경 기자]
15일 0시를 기점으로 공사가 중단된 둔촌주공아파트 단지. [사진=김주경 기자]

최근에는 시공권 계약 박탈 사례가 더 빈번해지는 향상이다. 서초구 방배6구역 재건축조합은 지난해 9월 시공무상특화설계와 공사비 증액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나머지 DL이앤씨와 계약을 해지했다. 흑석9구역도 지난 2020년 비슷한 이유로 롯데건설과 갈라서야 했다.

올해는 ‘재건축 최대 대어’인 둔촌주공단지가 시공권이 해지될 위기에 처해진 상태다. 이외에도 전국 곳곳에 시공권이 해지된 계약만 전국적으로 수십여 건에 이를 정도로 소송전이 난무해졌다는 것이 정비업계 측의 분석이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신반포15차’ 소송전에서 승기를 거머쥐면서 조합 측이 일방적으로 시공권을 박탈하는 해지하는 관행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 측이 섣불리 소송에 나섰다가 오히려 공사 지연과 소송 부담 리크스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수 있어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은 그동안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다 보니 시공권을 박탈당해도 쉬쉬할 뿐 각종 소송을 통해 잡음 내는 것 자체를 꺼려해왔다”며 “신반포 15차 판결을 계기로 시공사업단과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둔촌주공재개발을 포함해 지방에서도 조합측과 시공사 간의 갈등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따내고자 무리한 공약을 제시한 것이 발목 잡혀 논란의 소지가 됐지만 최근에 조합 내 비대위가 집행부를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과한 요구를 하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시공사를 교체하는 사례가 급증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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