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세계 공급망 혼란 가속화… 산업계 '샴페인' 못 터뜨린다
[시선집중] 세계 공급망 혼란 가속화… 산업계 '샴페인' 못 터뜨린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5.03 16:08
  • 수정 2022.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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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인니 수출 중단·상하이 봉쇄
공급망 혼란 가속화… 인플레이션까지 겹쳐
미중 사이 지정학적 이슈에 '공급망 관리' 생존 문제로
물류 지연으로 미국 항구에 컨터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물류 지연으로 미국 항구에 컨터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공급망(GV)이 자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산업계에서도 이를 강하게 우려하고 나섰다. 전자업계는 공급망 불안에도 1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2분기부터 인플레이션, 공급망 리스크, 물류 이슈 등 지속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선 패권에 구애받지 않는 공급망 구축으로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 내 글로벌 공급망 분석센터에서 공급망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열린 회의에는 공급망 분석센터, 자동차협회, 전지협회, 농촌경제연구원, 전략물자관리원 등 산업계와 주요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도 원자재 공급 불안 및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우리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세계 3대 곡창지대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 흑토 지역에서 봄철 파종이 원활하지 않아 올해 가을 수확량 감소 등에 따른 농산물 가격 인상(애그플레이션)이 우려된다. 여기에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산 팜유 수출 금지를 발표하면서 식량안보 차원의 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앞서 산업계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와 반도체 수급난으로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델타·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종 확산으로 국내외 공장이 셧다운되는 위기를 겪었다. 하반기에는 전 세계를 덮친 물류대란으로 운송비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재 값도 크게 상승했다. 여기에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라는 공급망 교란 사태도 벌어졌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오는 12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 주재로 열리는 반도체 공급 부족 대책 회의에 참석한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전경. [출처=삼성전자]

전자업계가 올 1분기 최대 매출이라는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샴페인을 터뜨리지 못한 이유는 이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물류 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LG전자도 "올 2분기는 지정학적 이슈, 인플레이션 우려, 환율 변동, 공급망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와 같은 원가 인상 요인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도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장기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증대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회사는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장비 수급의 어려움으로 장비 조달이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4세대(1a) D램과 176단 낸드플래시 양산 확대 일정이 연초 계획보다 일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공급망이 자국 우선으로 개편되면서 미중 사이에 끼인 우리나라는 곤혹스런 처지다. 미국은 자국이 필요로 하는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작년에만 삼성전자를 세 번 불러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준공을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리 정부와 주요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공급망, 이른바 칩4 동맹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패권전쟁이 심화되는 형국이다.

중국은 중국발 요소수 사태에서 드러났듯 원자재를 무기로 삼아 공급망을 흔들 위험이 여전하다. 25%에 달하는 높은 대중 수출 의존도 또한 언제 값비싼 청구서로 다가올 지 모르는 상황이다. 여기에 반도체·전기자동차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무기 삼아 다시 공급망을 흔들 위험도 존재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으로, 지난 2018년부터 심화된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할수록 언제든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9일 서울 강남구 무역협회에서 열린 글로벌 공급망 현안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9일 서울 강남구 무역협회에서 열린 글로벌 공급망 현안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산업계 등 참석자들은 지난 2월 출범한 공급망 분석센터가 공급망 관련 주요 정보를 분석해 기업들에 신속히 전달하는 등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외에 식량 등 연관 분야의 공급망까지 확장된 정보를 제공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정부에는 기존의 업종별 협회·단체 외에 종합상사 및 민간기업의 역량을 결집해 대체 공급선 확보, 해외자원개발 등에 관심을 두고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여 본부장은 "효과적인 공급망 대응을 위해서는 기업 현장에 기반한 민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급망 분석센터가 기업·협회·연구기관 등과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공급망 관련 정보 및 대응의 허브 역할을 수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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