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FOCUS] “원전 해체‧소형 원전 모듈 시장 뜬다”…현대건설‧삼성물산‧현대ENG ‘종횡무진’
[건설 FOCUS] “원전 해체‧소형 원전 모듈 시장 뜬다”…현대건설‧삼성물산‧현대ENG ‘종횡무진’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4.07 09:36
  • 수정 2022.04.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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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탈원전 폐기’ 주요 공약 내걸어…SMR 사업도 주목
원전 해체 시장 ‘블루오션’ 됐다…100년 후 시장 규모 550조
국내 대형 건설사, 원전 해체 관련 기술 확보 차원 투자 확대
현대건설, 美 홀텍사와 협력 ‘원전해체 사업’ 진출 …국내 유일
차세대 친환경 원전모델 ‘SMR’…삼성물산 ·현대ENG 사업 투자
증권업계 “윤석열 당선 후 원전사업 기대감↑… 조만간 가시권”
두산중공업이 준공한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 [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이 준공한 신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 [사진=두산중공업]

원전 해체와 소형 원전 모듈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5월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폐기’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면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재생 에너지와 원자력을 조화한 탄소중립, 한미 원자력 동맹 강화 및 원전 수출 통한 일자리 10만 개 창출, 소형모듈원자로(이하 SMR)을 비롯한 차세대 기술 원전 및 원자력 수소 기술 개발, 국민과 함께하는 원자력 정책 추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건설업계는 문재인 정부가 내세웠던 ‘탈원전’ 기조로 외면당했던 원전사업이 향후 차세대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미국 컨설팅 업체 베이츠화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100년 후 54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원전 해체는 방사선 안전 관리·기계·전기·화학·토목·건축 등 여러 분야가 복합된 엔지니어링·융합 기술이 적용되는 고도의 사업분야다. 해체한 시설을 분해해서 보관하고 원전 부지를 완전한 상태로 되돌리기까지 15년 가량 소요된다. 해체 작업에만 6000억원 이상 비용이 투입되며, 사용된 핵연료 관리와 방사능 폐기물 처리 비용까지 모두 포함하면 총 사업비용은 무려 1조원에 이른다.

월성원전 전경. [사진=월성원자력본부 제공]
월성원전 전경. [사진=월성원자력본부 제공]

원전 해체를 경험한 국가 역시 미국·일본·독일 등 3개 국가에 불과하다.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한 건설사도 손에 꼽는다. 이에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로 기술 확보에 성공하면 그 어떤 분야보다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정부 등에서 해체를 결정, 승인하면 실행과 수익은 건설사의 몫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건설사가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기술 확보에 나서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 왔다.

원전 해체 시장을 가장 발빠르게 선점한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원전 해체 선진 기업인 미국 에이콤(AECOM)과 업무협약을 2015년 12월 체결하는 등 관련 기술 확보하고자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고리 1~4호기와 월성 1·2호기, 영광 1~6호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원전 1·2호기, 신한울 1·2호기 등 한국의 원전 대부분을 준공한 바 있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크리스 싱 홀텍회사 대표이사(왼쪽)가 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주에 위치한 홀텍사에서 사업협력 계약(Teaming Agreement)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오른쪽)과 크리스 싱 홀텍회사 대표이사(왼쪽)가 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주에 위치한 홀텍사에서 사업협력 계약(Teaming Agreement)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아직 독자적으로 원전을 해체한 경험은 없지만 에이콤과의 기술 협력으로 해체 시장에서 앞서고 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이에 힘입어 현대건설이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원전해체 사업에 진출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8일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홀텍 기업 소유의 인디안포인트 원전해체 사업에 PM 계약을 포함한 원전해체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계약 체결을 계기로 홀텍이 진행 중인 인디안포인트 원전 해체 사업에 PM 자격으로 직접 참여한다. 향후 홀텍이 소유 중인 오이스터크릭 원전, 필그림 원전 등 해체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소형모듈원전(SMR-160 모델) 해외 독점 계약에 이어 약 4개월 만에 거둬들인 성과다.

양사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사업 협력 계약 체결을 통해 홀텍 소유 미국 원전해체 사업 직접 참여하는 한편 글로벌 원자력 해체 시장 공동 진출, 마케팅 및 입찰 공동 추진 등 사업 전반에 걸쳐서 합의점을 이뤄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뉴스케일파워 소형모듈원자로 조감도. [사진=뉴스케일파워]
뉴스케일파워 소형모듈원자로 조감도. [사진=뉴스케일파워]

이와 함께 '소형모듈원전'(이하 SMR) 사업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대형 원전보다 부피가 작고 안전성도 뛰어난 데다가 차세대 친환경 원전 모델로 꼽힌다.

최근 들어 건설사들 역시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정책 방향에 입각해 소형모듈 원전에 대한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삼성물산 역시 미국의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에 5000만달러를 투자하며 소형원전 모듈 시장 공략에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최초로 소형모듈원전을 만든 뉴스케일파워는 올해 상반기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추가 투자유치와 사업 확장에 속도 내고 있다.

현재 미국 아이다호에 60MW급 SMR 12기 건설을 진행 중이다. 최근 1단계 작업인 건설부지 평가도 완료했으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 프로젝트에서 반응로 설치와 제반시설 건설부분을 맡게 된다.

지난 2020년 5월에 완공한 싱가포르 LNG 터미널 전경.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지난 2020년 5월 바라카 지역에 완공한 UAE 원전 전경.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 역시 신월성 1·2호기, 울진 원자력발전소 5·6호기를 준공한 바 있으며, 지난 2015년에도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사업을 수주하는 등 원자력발전 플랜트 분야에서 시공 경험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전력과 함께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바라카지역에 초대형 원자력발전단지를 짓기도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뉴스케일파워가 최근 소형모듈원전 프로젝트에 착공도 하고 해외시장도 넓혀가고 있어 이와 연계한 사업 수주 등에 기대감이 있다”며 “앞으로 해외 원전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있으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이번 원전 해제 사업 계약을 맺은 미국 홀텍인터내셔널과 SMR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양사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사업 협력 계약을 통해 상업화 모델 공동 개발, 마케팅 및 입찰 공동 참여, 사업 공동 추진 등 사업 전반에 합의했다.

현대건설이 독점 수입한 소형모듈원전 ‘SMR-160 모델’은 현재 상세 설계 및 북미 인허가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160㎿급 경수로형 SMR로, 후쿠시마 사태나 테러 등 모든 잠재적 가상 위험 시뮬레이션을 거친 만큼 안전성이 검증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한 작은 용지에 설치 가능해 대형 원전에 비해 용지 선정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우며 모듈화를 통해 SMR 배치 이후 필요시 기존 SMR과 연계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현대건설은 향후 세계 건설시장의 게임체인저로서 SMR의 선두주자로 입지를 다진다는 목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이 집중하고 있는 주택 사업분야에서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원전‧SMR 분야로 사업범위를 확대한다면 원전 업황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과거 호황기를 누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좌측)과 프란체스코 베네리 USNC CEO가 지난 11일 현대엔지니어링-USNC투자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투자 체결을 한 이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좌측)과 프란체스코 베네리 USNC CEO가 지난 11일 현대엔지니어링-USNC투자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투자 체결을 한 이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도 국제 공인기구인 ASME(미국기계학회)로부터 ‘ASME 원자력 인증’은 원자력 보일러 및 압력용기, 배관의 제작, 설치 등에 대한 기술 인증을 획득하며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초소형모듈원자로(MMR) 사업과 소듐냉각고속로(SFR) 기술을 적용한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진출에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초소형모듈원자로 기술 보유기업인 USNC에 3000만달러(약 375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는 캐나다 초크리버 지역에 실증플랜트 건설 착수를 앞두고 있는 등 모듈원자로 사업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는 4세대 원자로 가운데 가장 속도가 빠른 상용화 프로젝트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ASME 원자력 인증과 USNC에 3000만 달러 규모 지분투자 및 실증 플랜트 건설까지 나선다면 원자력 시공 기술력을 전세계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절호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캐나다 미국 유럽 중동 등 세계 소형모듈원전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윤석열 정부가 원전을 주요 공약으로 다시 꺼내든 만큼 일찌감치 시장에 진출한 건설사들의 입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신규 원전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이며, 에너지 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원전 프로젝트가 늘어나는 흐름이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면서 “SMR 사업도 조만간 하나둘 씩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윤석열 당선인이 탈원전 정책 폐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향후 원전 사업 역시 탄력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소형 모듈 원전 역시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낸 만큼 원전에 눈독 들이는 건설사들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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