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심층취재] 식약처, 3억 미만에는 질의·응답 기회조차 박탈...‘불공정 평가’ 불만 속출
[단독 심층취재] 식약처, 3억 미만에는 질의·응답 기회조차 박탈...‘불공정 평가’ 불만 속출
  • 최문수 기자
  • 승인 2022.01.24 10:24
  • 수정 2022.01.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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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식풍의약품안전처]
[출처=식풍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당해연도 연구비 3억원을 기준으로 일부 과제에는 평가과정에서의 질의·응답 기회를 차등하게 부여한 사실이 전해져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평가원들에게 질의·응답 기회는 평가 과정에 있어 중대한 부분으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 A씨에 따르면, 2022년 1차 과제 공모에서 당해연도 연구비 3억원 이상인 과제에만 질의·응답 기회가 부여됐으며 3억원 이하인 과제에는 제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질의·응답 기회가 빠졌던 적은 없었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2022년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제1차 용역연구개발과제 주관연구기관 공모 공고에는 총 72과제를 모집했다. 선정평가 안내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히며, 당해연도 연구비 3억 미만인 과제에는 질의·응답 과정이 없는 녹화 발표로 진행된다고 명시했다.

범세계적 재난인 코로나19로 인해 평가 절차가 불가피하게 변경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문제는 ‘형평성’이다. 연구원들의 과제를 평가원들이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질의·응답 과정은 필수적이며, 이 과정의 부재로 평가 결과에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그 피해는 오롯이 연구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제보자 A씨가 '불공정 평가'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1차와 2차의 평가방식이 다른 양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식약처가 총 21개 과제를 모집한 2차 공모 공고에는 질의·응답 과정이 제외됐던 부분이 다시 추가됐다.

A씨는 “일부 과제에 질의·응답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은 연구능력과 내용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고, 연구자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며 “모든 연구자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라고 불만을 토했다. 그러면서 “단지 본인들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불공정하고 투명하지 않은 평가 방법을 적용한 것은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기관의 직무를 유기한 것이고, 직권남용”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연구원들을 ‘을의 입장’이라고 피력하며 A씨는 “왜 (2차 평가) 에서는 평가 방식이 바뀌었는지, 1차 공고때는 일부과제에 대해 질의·응답을 왜 안했는지”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전반적으로 너무 (평가 지침이) 엉성하고 논리가 떨어지고, 불공정하다”면서 “다른 정부과제에 코로나19 이후라도 질의·응답이 없는 건 본 적이 없다”고 부연했다.

2022년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제1차 용역연구개발과제 주관연구기관 공모 1차 공고에 따르면, 당해연도 연구비 3억 미만인 과제는 녹화 발표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출처=식약처 공고 캡처]
2022년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제1차 용역연구개발과제 주관연구기관 공모 공고에 따르면, 당해연도 연구비 3억 미만인 과제는 녹화 발표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출처=식약처 공고 캡처]

식약처 담당 관계자는 본지에게 “지난 2020년도 이전에는 서면 평가, 발표 평가, 구두 평가 등의 과정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면대면 평가는 실시할 수 없게 되었다”며 “2020년도부터 온라인으로 발표 평가와 질의·응답 과정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 측면의 한계가 생겼다”고 말했다.

온라인 평가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연결상태, 오디오 상태 등 각종 발표 환경을 확인해야 하는데, 모집한 과제 수가 방대한 이유에서 원활한 진행이 어렵겠다고 판단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1차와 다르게 2차에서 평가 방식이 바뀐 데에 대해서 관계자는 “1차 때는 총 72개의 과제를 모집했는데 거기서 남은 21가지 과제는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1차 때는 많은 과제를 소화하려다 보니 비용과 시간에 무리가 있어서 녹화 발표로 돌리게 됐다. 그러나 2차 때는 21가지 과제만 남아 2차는 다시 (질의·응답 과정을) 했다”고 부연했다.

A씨의 주장인 ‘불공정 평가’에 대해서는 질의·응답 기회를 부여하지 못했지만 차선책을 제공했다고 했다. 관계자는 “평가원들의 평가 시간을 5~7일 사이로 늘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의·응답 과정이 없었던 절차에 대해서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면 하긴 해야겠지만 쉬운 부분은 아니다”며 “각각 부서에 따라 요구하는 과제들이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모집 과제 수를 늘리고 줄일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담당 관계자는 연구원들의 입장에서 불공정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인지한 모습이지만 연구원들의 원성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한 구체적인 공지와 대응책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불가피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이들의 기존 업무에 한계와 불편함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식약처는 국가 세금으로 운용되는 국가 기관인 만큼, 그 세금을 통해 개발을 진행하는 연구과제의 ‘형평성’ 논란에 대한 명확한 이유에 대한 조사가 시급해 보이며, 이는 식약처가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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