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부진했던 5G 28GHz 구축 사업, 올해도 '첩첩산중'
[시선집중] 부진했던 5G 28GHz 구축 사업, 올해도 '첩첩산중'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1.19 16:56
  • 수정 2022.01.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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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G 28㎓ 기지국 의무 구축량 4만5000개
통신 3사 실제 구축량은 총 312개… 0.7% 불과
대역 구축 앞서 실용성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대역 활성화 위해 B2B 분야 실질 수요 필요"
5G 마크. [사진=연합뉴스]
5G 마크. [사진=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작년 말까지 의무로 구축해야 할 5세대(5G) 이동통신 28㎓ 대역 기지국 수를 사실상 채우지 못한 가운데, 올해도 구축량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증 분야가 한정적이고,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기지국만 구축하면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1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올해 5G 28GHz 대역 기지국 구축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3사가 정부와 협력하여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 개선을 포함하여 28GHz 대역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28GHz는 향후 5G 시장의 핵심으로 꼽힌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이뤄낸 5G 상용화는 기존 LTE 대비 2배 빠른 수준인 3.5㎓ 대역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라 통신업계가 피력해왔던 진정한 5G 서비스의 구현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28㎓ 대역은 LTE에 비해 20배 정도 빠르고 1㎳의 초저지연을 보장한다. 5G 기술로부터 파생되는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실감 콘텐츠 등은 28㎓ 대역 5G를 통해 구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3사는 28GHz 대역 확대에 공감했다. 유영상 SKT 대표·구현모 KT 대표·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작년 11월 25일 서울 영등포구 루나미엘레에서 열린 '지하철 와이파이 28㎓ 백홀 실증 결과 발표 및 농어촌 5G 공동이용망 시범상용화 개시' 행사에 앞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만나 내년에 예년 수준 이상으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간담회에서 "5G 상용화 3년차를 감안할 때 투자 수요가 감소되기 마련이지만 5G 품질 개선과 네트워크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통신사 투자를 확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통신 3사는 작년 연말까지 28GHz 5G 기지국 수를 의무적으로 통신사 당 약 1만5000국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3사는 작년 말까지 의무 구축 수준을 한참 미달했다. 지난달 30일 양정숙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이 과기정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기준 통신 3사가 구축한 28GHz 기지국은 총 312대로 정부에 약속한 의무구축 기준 4만5000천개의 0.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는 유플러스 158개, SKT 103개, KT 51개 순이다.

업계에선 부진한 구축 원인에 대해 사업 모델 부재를 꼽고 있다. 현재 28㎓은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부문에선 주로 메타버스 등 콘텐츠 분야에서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물류 등에서 활용 가능한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에선 유의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지만, 투자 수준 대비 미비한 규모다. 때문에 실질적인 수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SKT는 메타버스 가상 컨퍼런스, 실시간 고화질 생중계 등에 집중하고 있으며, KT는 체험관·홀로그램 팬미팅·메타버스·양방향 게임 등 체험에 중점을 두는 모양새다. LG유플러스는 부여 정림사지, 공주 공산성 등 백제 세계문화유산과 연계한 실감형 서비스를 선보였다. 적용된 프로젝트들 대부분이 실생활에 즉각 적용시키기엔 다소 부족함이 예상된다.

이동통신 3사 5G. [출처=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 5G. [출처=연합뉴스]

SKT 관계자는 "28㎓ 대역 활성화 위해서는 장비, 단말, 사비스 등 관련 생태계 구축과 B2B 분야의 실질적인 수요가 필요한 만큼 효과적인 활용방안을 찾기 위해 정부와 지속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28㎓는 세계적으로도 사용이 불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5G 28㎓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5G 속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28㎓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통신시장 조사기관 우클라(Ookla)에 따르면 2020년 4분기 미국 통신사들의 5G 속도 조사에서 버라이즌은 67.07M bps를 기록해 AT&T, T모바일, 스프린트에 이어 4위에 그쳤다.

KT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여러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라며 "테스트에 따라서 실용성을 판단해서 어떻게 구축할지 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축량을 채울 수 있다고 말하긴 힘든 것이 실용성이 있어야 하고, 주파수가 넓더라도 도달 거리가 작고 소비자들이 쓸 수 없는 상황이면 의미가 없으므로 잘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28㎓ 대역은 중대역과 비교해 전파의 직진성이 강해 더 빠른 속도로 대용량 데이터를 보낼 수 있지만 전파의 회절성(휘어지거나 통과하는 성질)이 약한 탓에 도달 거리가 짧다. 앞서 버라이즌은 LTE 주파수에 5G 이동통신 기술을 적용하는 DSS(동적주파수공유) 기술을 적용했고, 이에 따라 커버리지는 늘렸지만 대신 속도가 대폭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의무 구축량을 채우는 것은 노력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에서도 초고속 와이파이 용으로 구축할 예정"이라며 "28㎓은 의무 구축수량을 채우더라도 다른 통신 서비스와 다르게 전국망을 채우기 보다, 특정 공간에만 서비스를 적용받는 개념이라 그 공간에 적합한 장비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등 특정 제조사 장비만 쓰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이 관계자는 "LTE나 5G 3.5㎓ 대역의 경우 한 사업자 장비에 치우친 적은 없었다. 공급성을 다양화하는 것은 당연히 통신사가 선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앞서 28㎓ 시범 서비스에선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여러 장비를 섞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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