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고사]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환부지인(患不知人)
[정치와 고사]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환부지인(患不知人)
  • 정해권 기자
  • 기사승인 2021.12.07 13:24
  • 최종수정 2021.12.0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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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권 정치경제 부국장
정해권 정치경제 부국장

 

논어의 학이편에는 불환인지부기지요 (환부지인야 不患人之不己知요 患不知人也)라는 글이 나온다. 이를 해석하자면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근심하라’라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오전 10시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8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에서 “日 수출규제에도 불구하고 유엔개발 회의(UNCTAD)에서 한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그 지위가 격상된 최초의 국가가 됐다”라며 “성과를 비하 말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경제사에서 2021년은 무역의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우리는 올해 사상 최단기간에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올해 대한민국의 수출 규모는 6300억 달러, 무역 규모는 1조 2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모두 사상 최대"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탄소 중립과 관련해 “탄소 배출을 줄인 기업과 상품만이 새로운 무역 질서에서 경쟁력을 가지 될 것”이라며 “저탄소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와 세제 지원을 확대하고, 특히 중소기업의 저탄소 전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한 것을 그 누구도 비하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국가의 주인이 누구인지 또한 대통령의 권력이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한 이질감이 문제이고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의 주인공이 대통령인지 혹은 국민인지의 기본적인 의문과 함께 그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은 지난 정부의 실패로 책임을 돌리며 선진국 진입의 성과는 현 정부의 공로라 칭하는 것이 불편할 뿐이다. 

지난해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같은 해 7월 2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2015년부터 국내 부동산은 대세 상승기 국면에 접어들었다"라며 "정부 집권 당시에 상승기를 제어하기 위해 여러 규제 정상화 조처를 했지만,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과잉 공급되고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돼 상승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라고 토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8회 무역의날 기념식이 끝난 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8회 무역의날 기념식이 끝난 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전 장관 역시 작년 8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실패의 책임이 현 정부에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추 장관은 당시 "일부 세력이 현 정부가 부동산 실패를 덮기 위해 바이러스를 유포한다고 주장하는데, 부동산 실패는 박근혜 정권과 일부 투기 세력에서 비롯됐다"라고 적었다.

이처럼 현 정부의 관료들은 집값 상승은 지난 박근혜 정부 탓으로 핑계를 대고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그리고 불과 일 년 만인 올해 7월 유엔개발 회의(UNCTAD)로부터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된 것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의 공로가 아닌 현 정부의 업적으로 치켜세우고 있다.

물론 선진국의 진입과 함께 수출 규모는 6300억 달러, 무역 규모는 1조 200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실적에 정부의 수고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코로나로 어려운 시국에 이 정도 성과를 낸 것에 대해서는 박수와 찬사를 보내지만 지나치게 자화자찬하며 자신들의 공로를 알아주지 않음에 서운해하는 모습이 공자가 말하는 환부지인(患不知人)을 떠올리게 한다.

굳이 지난 누리호 발사 때 꼭 그 바쁜 현장에 대통령이 직접 가서 주인공이 되며, 하와이에서 운구된 우리 군의 유해를 대통령의 행사 일정에 맞춰 27시간을 대기시키는 등의 호국 혼에 대한 예우문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위키리크스한국=정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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