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이재용 부회장 "냉혹한 글로벌 시장 절감... 한국 반도체 자생방안 마련"
[WIKI 프리즘] 이재용 부회장 "냉혹한 글로벌 시장 절감... 한국 반도체 자생방안 마련"
  • 최종원 기자
  • 기사승인 2021.11.25 14:25
  • 최종수정 2021.11.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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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친 뒤 24일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친 뒤 24일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년 만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24일 귀국했다. 반도체 공급망 정보 제출 이후 미국 정부와 처음으로 접촉하는 데다 170억달러(약 20조원)를 들여 건설할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의 소재지를 결정하던 터라 막중한 출장길이었다.

이 부회장은 책임을 통감하듯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께 대한항공 전세기 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회색 정장 차림의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의 성과와 소회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오래된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봤다"며 "회포를 풀고, 일에 대해 얘기를 해 참 좋은 출장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투자도 투자이지만, 이번에 현장의 목소리들,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제가 직접 보고 오게 됐다"며 "마음이 무겁다. 나머지 얘기는 다음 기회에 말하겠다"고만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구글 등 글로벌 기업 경영진, 백악관 고위 관계자 등과의 만남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출장 일정 중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선다 피차이 구글 CEO 등 경영진들을 차례로 만났다.

지난 19일(현지시간)에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 및 미 의회 핵심 의원들과 만나 제2파운드리 공장을 포함한 반도체 공급망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연방의회에서는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을 담당하는 핵심 의원들을 만나 반도체 인센티브 관련 법안의 통과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귀국길에 오른 이후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각) 미국에 제2파운드리 공장의 소재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그렉 애벗(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 존 코닌(John Cornyn) 상원의원 등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선정 사실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측은 기존 오스틴 생산라인과의 시너지, 반도체 생태계와 인프라 공급 안정성, 지방 정부와의 협력, 지역사회 발전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테일러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테일러시는 세제 혜택을 부여하며 공장 유치를 열렬히 구애했다. 테일러시는 앞으로 10년간 재산세 92.5%, 이후 10년은 90%, 추가 10년은 85%를 보조금 환급 형태로 감면하기로 했다. 테일러시가 있는 윌리엄슨 카운티도 10년간 90%, 그 다음 10년 85% 세금 감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런 인센티브를 통해 삼성전자는 향후 20년간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주지사 트위터 제공]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주지사 트위터 제공]

지역 정계는 환영 의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이 계속해서 텍사스에 투자하는 이유는 텍사스가 갖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비즈니스 환경과 뛰어난 노동력 때문"이라며 "삼성전자의 신규 테일러 반도체 생산시설은 텍사스 중부 주민들과 가족들에게 수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텍사스의 특출한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이어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텍사스가 첨단 기술분야의 리더는 물론 역동적인 경제 강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의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 최고위 인사들도 이례적으로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디스 위원장은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공급망을 안전하게 확보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의 최고 우선순위"라며 "우리는 우리의 공급망 보호를 돕고 제조업 기반을 활성화하며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삼성의 텍사스 투자 발표를 환영한"라고 밝혔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삼성의 투자 결정에 매우 기쁘다”며 “반도체의 국내 생산은 가장 중요한 산업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과 혁신을 키우고 유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재계에선 미중 간 패권경쟁 심화에도 한국 반도체가 가야할 길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패권주의 노선을 걷는 두 나라 사이에서 어느 한 쪽에 의존하지 않는 실용적인 판로를 개척했다는 평가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통해 대화 노력을 펼쳤지만 경제·산업 분야에서 협상으로 나가지 못하고 대립각을 더 세웠다. 

재계 관계자는 "미중 사이에 끼인 우리 기업들이 중국 규제 심화, 제조업 침체, 원자재값 상승 등 여파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라며 "한 나라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우리 기업들이 가야할 길을 잘 보여준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올해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미국에 진출한 지 25주년이 되는 해로, 이번 테일러사 신규 반도체 라인 투자 확정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신규 라인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 인재양성 등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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