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06) 한국-미국-러시아 ‘테니스 외교’… 정상들의 스포츠맨십도 ‘3인3색’
청와대-백악관 X파일(106) 한국-미국-러시아 ‘테니스 외교’… 정상들의 스포츠맨십도 ‘3인3색’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1.11.11 09:15
  • 수정 2021.11.11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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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백악관 x파일
한-미 정치 40년 비사로 쓰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Wikileaks Korea DB]

노태우 대통령과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1987년부터 긴밀한 개인적 친분을 유지해왔다. 당시 노 대통령 후보자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만나러 워싱턴을 방문했고, 부시 부통령을 만났을 때 둘은 테니스를 무척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1991년 7월 노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에는 백악관 테니스 코트에서 테니스 시합을 하는 스케줄도 잡았다.

당시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는 현홍주였는데, 미국에서 훈련받은 명석한 변호사 출신이었다. 현 대사와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두 대통령을 한팀으로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통령 두 명과 그들의 대사 두 명의 대항전으로 시합이 마련됐다. 시합은 대통령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게임이 끝난 후 한국 대사관저에서 열린 만찬에서 댄 퀘일 부통령은 “시합 결과를 보내, 두 분 대사는 승진을 하기로 작정을 한 것 같더군요”하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 결과를 기분 좋게 생각했다.

그레그 대사는 중요한 타구를 성공시키거나 실수하거나 하면서 스코어를 아주 근소한 차이로 유지했다. 그가 점수를 조절하는 것을 다 알고 있던 부시는 게임 후 서로 악수할 때 한쪽 눈을 찡긋 했다.

노태우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테니스로 정상의 우의를 다졌다. /AP=연합뉴스
노태우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테니스로 정상의 우의를 다졌다. /AP=연합뉴스

1992년 1월, 부시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도 동일한 패턴을 되풀이했다.

똑같이 편을 짰고, 그 결과에 모두 기분 좋아했다.

다음날 아침 DCM 레이 버크하트와 그레그 대사가 도쿄를 향해 떠나는 부시 대통령 내외를 배웅하러 나갔을 때, 대통령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부시는 아끼히토 천황과 테니스를 치기로 예정돼 있었는데, 서울에 머무는 동안 장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었던 것이다. 도쿄에서는

부시 대통령팀과 아끼히토 천황팀이 상대 팀이 되어 미국-일본 전을 펼쳤고, 미국팀이 패했다.

부시 대통령은 장 문제가 악화되는 바람에 수백만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일본 수상의 무릎 위에 토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1992년 6월 한국을 방문한 옐친 대통령이 노태우 대통령에게 블랙박스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2년 6월 한국을 방문한 옐친 대통령이 노태우 대통령에게 블랙박스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2년 11월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주한러시아대사관 측은 주한미대사관에 조언을 구했다. 그레그 대사는 ‘두 명의 대통령이 한 조가 되는 테니스 외교’를 권했다.

그러나 옐친 대통령은 이 제안을 거절했다. 자기 파트너는 수행원 중 한 사람으로 하고 싶으며, 그는 러시아에서 꽤 잘 치는 편이라는 얘기였다.

이후 옐친 대통령이 방한해 한-러 팀이 테니스 시합을 펼쳤다. 당시 경기를 관람했던 한외교부 관계자는 “덩치가 크고 발놀림이 굼뜬 옐친은 형편없는 선수여서 그의 거친 서비는 제대로 들어간 적이 없었다.

옐친은 분명 보드카를 너무 마셨는지, 비공식 심판 대행을 하고 있는 한국인의 라인콜에 대해 호전적으로 시비를 걸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한국팀은 첫 세트에서 러시아팀을 눌렀지만, 현명하게도 그 다음에는 2세트, 3세트를 연거푸 내주었다.

옐친은 이겼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만약 졌더라면 자기 팀이 한판 이길 때까지 경기를 계속하자고 우길 상황이었다.

옐친 방한을 환영하는 공식만찬에서 옐친은 행사가 이어지는 내내 끊임없이 술을 들이켰다. 만찬이 끝난 후 화려하고 리듬이 강한 춤 공연이 펼쳐졌는데, 옐친은 스푼으로 와인 잔을 두들기면서 신나게 박자를 맞추었다.

1931년 생인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2007년 4월(76세) 타계했고, 1924년 생인 조지 부시 대통령은 2018년 11월 94세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석진, 최정미, 한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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