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SKT-SK스퀘어 인적분할, 향후 주주가치 하락?
[팩트체크] SKT-SK스퀘어 인적분할, 향후 주주가치 하락?
  • 최종원 기자
  • 기사승인 2021.10.12 16:09
  • 최종수정 2021.10.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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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오는 11월 인적분할해 'SK스퀘어' 신설
주주가치 하락 불러오는 자회사 '쪼개기 상장' 비판 커져
인적분할은 주주가치 하락 영향 없다는 분석도
이프랜드·티맵·T우주·웨이브 등 신사업 성과가 관건
서울 을지로 소재 SK텔레콤 본사 'T타워' [사진=SK텔레콤]
서울 을지로 소재 SK텔레콤 본사 'T타워'.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오는 11월 ICT 산업의 미래를 이끌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를 신설한다. SK텔레콤(존속회사)과 SK스퀘어(신설법인, 중간지주사)로 인적분할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포부다. 사업부를 분할해 자회사로 만든 뒤 증시에 재상장하는 '쪼개기 상장'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상황에서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SKT는 12일 본사 T타워 수펙스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SK텔레콤-SK스퀘어 분할안을 의결했다. 출석 주식 수 기준으로 인적분할 안건의 찬성률은 99.95%, 주식 액면분할 안건의 찬성률은 99.96%를 기록해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관과 개인 주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분할 비율은 존속회사 SK텔레콤이 0.607, 신설회사 SK스퀘어가 0.392다.

박정호 CEO는 “회사 분할의 가장 큰 목적은 주주가치 극대화이며 분할 후 통신과 투자라는 명확한 아이덴티티로 빠른 성공 스토리를 써 나가겠다”며, “지금까지 잘 키워온 포트폴리오 가치를 시장에서 더 크게 인정받고 이를 주주분들께 돌려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SKT·SK스퀘어 인적분할에 엇갈리는 평가... "모회사 주가 희석"


박정호 SK텔레콤 CEO가 12일 본사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CEO가 12일 본사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ADT캡스, 콘텐츠웨이브,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16개 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와 인수합병(M&A), 자회사 기업공개(IPO)에 집중한다. SK그룹 신사업 자회사를 총괄하는 중간지주사인 동시에 글로벌 투자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존속법인 SK텔레콤은 사명을 유지하고 본업인 이동통신(MNO) 사업에 주력한다.

이런 SK스퀘어가 추진하는 자회사 기업공개는 대주주에 유리한 ‘쪼개기 상장’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잇따른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주가를 희석하면서, 주식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주가가 외국 기업보다 싸게 형성되는 '코리안 디스카운트'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회사 SK그룹은 계열사가 총 144개로 국내 대기업 집단 중 가장 많다. 상장계열사도 19개로 국내 대기업들 가운데 계열사 IPO를 가장 많이 진행했다. 상장 추진은 당장의 신사업 성과보다 기업 가치를 빠르게 띄울 수 있는 방안이다. 다만 유상증자가 아닌 쪼개기 상장으로 자금을 수혈하는 방식은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 증시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는 비판에 처해 있다. 

국정감사에서도 해당 안건이 논의됐다. 이용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일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SK이노베이션, LG화학, 현대중공업 등 기업이 물적분할을 함으로써 주가가 하락해 모회사의 소액주주가 보호받지 못했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 7월1일부터 8월19일까지 불과 한달 20일만에 주가가 22.17% 폭락했고, 과거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에 따른 한국조선해양의 경우와 LG화학의 배터리사업부 경우에도 물적분할 발표 후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영국 5%, 미국 0%, 일본 7% 정도로 해외에서는 이해상충과 소송에 대한 우려로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쪼개기 상장하는 모자회사 동시 상장의 경우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의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들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하거나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쪼개기 상장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은 다르다" 주가 하락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SK스퀘어 로고.
SK스퀘어 로고.

다만 이번 SK스퀘어 분할안은 인적분할이라 다른 잣대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인적분할과 기업가치' 논문에 따르면 기업분할은 주식의 귀속여부에 따라 인적분할과 물적분할로 구분되는데, 인적분할에서는 기존 주주가 분할비율에 따라 존속회사와 신설회사의 주식을 모두 배분받게 된다. 이 경우 분할공시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신설회사는 재상장되고 존속회사는 변경상장되어 새로 거래된다. 

반면 물적분할에서는 분할모회사가 신설회사의 주식을 100% 승계하게 되므로 신설되는 자회사는 분할모회사의 경영권 지배를 받게 되며 모회사의 기존주주에게는 지분의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 대주주에게 유리하고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쪼개기 상장은 물적분할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인적분할이 주주가치 희석과는 거리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이 기업가치와 소유구조 변화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서는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이후 3년 이상 생존한 74개 기업(37개의 지주사, 37개의 사업회사 쌍)을 대상으로 기업가치와 지배구조 변화를 분석했다. 

가중평균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전환 이후 1일에는 시장대비 낮은 초과수익률을 거뒀지만, 이후에는 시장과 유사한 수익률을 보여 지주회사 전환 이후 기업가치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지주회사 전환이 기업가치 하락을 가져왔다는 기존 연구와는 대치되는 셈이다.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지분가치도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소액주주를 희생해 대주주의 가치만 증가하였다는 기존 연구와도 상반된다.


SK텔레콤 신사업 첩첩산중... 1호 투자처는 어디 


홍대 T팩토리에 마련된 전시체험 공간 ‘미퓨의 방’에서 SKT 홍보 모델이 구독 서비스를 체험하는 모습. [출처=SK텔레콤]
홍대 T팩토리에 마련된 전시체험 공간 ‘미퓨의 방’에서 SKT 홍보 모델이 구독 서비스를 체험하는 모습. [출처=SK텔레콤]

분할 이후 가치를 띄우기 위한 신사업 성과가 필요하지만 험로가 예상된다. SK텔레콤이 론칭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는 지난달 기준 누적 이용자 수가 350만명으로, 막강한 시장 경쟁자 제페토(가입자 2억명)에 비해 덩치가 매우 작다. 출시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긴 하지만, 성과내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 측은 아직 해외 앱마켓에 이프랜드를 출시하지 않아, 국내 이용자 수만 집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사업에선 지난 4월 세계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와의 합작법인 우티를 출범시켰지만 성과가 미지근하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38만명까지 올랐으나 지난 7월 98만명으로 떨어져 경쟁자 카카오T(1073만명)의 9% 수준에 그쳤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반기 중으로 우버 앱으로의 합병과 향후 플랫폼 운송사업자 지위를 획득해 승차공유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구글 등과 제휴해 진출한 구독 서비스 시장도 관건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구독 서비스 ‘T우주’를 통해 2025년까지 구독 가입자 3600만명, 거래액 8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구독료를 지불하고 일정 기간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경제가 소비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만큼 MNO를 이을 가입자 기반 서비스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지난 8일 기준 ‘T우주’ 가입자 수는 15만명이다. 

타 OTT 플랫폼과의 협력 강화도 과제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와 제휴하고 있지 않다. 과거 넷플릭스 제휴 추진을 고려했으나 OTT 웨이브 론칭과 망 사용료 분쟁 등으로 사실상 경쟁상대로 인식해 왔다. 오는 11월 론칭하는 디즈니플러스도 제휴하지 않았다.

박 CEO는 2019년 당시 "디즈니플러스와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지만 지난 3월 주주총회 이후 "디즈니가 웨이브를 경쟁자로 정의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협력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이후 아마존프라임, 애플TV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며 넷플릭스와 OTT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편, 박 CEO는 이날 주주총회가 끝난 직후 아마존 등 외국 투자자의 참여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마존이 주주로 참석하는 것을 같이 고려하고 있고,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SK스퀘어의 첫 투자처가 어디가 되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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