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디폴트 위기에 몰린 중국의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에 대해 주목해야 할 5가지
[WIKI 프리즘] 디폴트 위기에 몰린 중국의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에 대해 주목해야 할 5가지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21-09-22 08:10:30
  • 최종수정 2021.09.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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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인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20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가 얼어붙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인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20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가 얼어붙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이 추석 연휴를 지내는 사이 중국의 부동산 재벌 기업 헝다그룹의 디폴트(부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이 철퇴를 맞았다. CNN은 21일 헝다그룹 사태와 관련해 눈여겨보아야 할 5가지 요소를 정리해 보도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전문이다.

중국의 재벌 기업 헝다그룹(영어명 ‘Evergrande’)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천문학적인 부채 때문에 디폴트에 내몰릴 수 있다고 스스로 밝힌 이후부터 이 기업에 대한 문제가 연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 당국이 헝다 사태를 경제에 충격파를 일으키며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처럼 몰고 갈 것인지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으로 바라보고 있다.

헝다그룹에게는 이번 주가 결정적인 시간이 될 듯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월요일은 헝다그룹이 일부 은행들로부터의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상환하는 날이었다. 이와 관련해 언론 매체들은 최근 중국의 금융 당국이 해당 금융기관들에게 채무를 연장해주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도 보도하고 있다.

헝다그룹은 이 문제와 관련한 CNN의 질의에 즉각적인 응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리고 글로벌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인 ‘레피니티브(Refinitiv)’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이번 주말까지 자신들이 차입한 2종류의 최대 채권에 대한 총이자 1억 달러 이상을 갚아야 한다.

다음에서 헝다그룹 사태와 관련된 5가지 요소와 사태가 현재에까지 이르게 된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중국 선전시의 헝다 본사 앞에서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항의하는 투자자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선전시의 헝다 본사 앞에서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항의하는 투자자들 [사진=AFP/연합뉴스]

헝다는 어떤 그룹인가?

헝다는 중국의 최대 부동산개발 회사 중 하나이며,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할 정도로 대기업이다. 이 말은 헝다가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군에 속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홍콩에 상장되어있고, 중국 남부 도시 선전에 본부를 두고 있는 헝다그룹은 약 2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 그룹은 나아가 해마다 38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헝다그룹의 설립자는 한때 중국 최대 부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억만장자 쉬자인(광둥어로는 ‘위카얀’)이다.

헝다그룹은 주거용 부동산 건립으로 이름을 떨쳤다. 이 그룹은 중국 전역 280개 이상의 도시에서 13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이 그룹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헝다그룹은 주택 건설 외에도 전기자동차, 스포츠, 그리고 테마파크 분야에도 손을 뻗쳤고, 나아가서는 중국 전역에 생수와 야채, 낙농제품 등을 판매하면서 식료품과 음료 사업에까지 진출했다.

2010년 헝다그룹은 ‘광저우 에버그란데(Guangzhou Evergrande)’로 알려진 프로축구팀을 인수했다. 그 이후 헝다그룹은 1억8500만 달러를 들여 ‘광저우 에버그란데’에 세계 최대의 축구 교실을 지어주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지금도 꾸준히 세계 최고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 프로축구팀은 현재 내년 완공을 목표로 세계 최대의 축구 경기장을 건립 중이다. 17억 달러가 들어간 이 경기장은 거대한 연꽃 모양을 하고 있으며, 10만 명의 관중을 유치할 수 있다고 한다.

헝다그룹은 또 ‘에버그란데 페어리랜드(Evergrande Fairyland)’라는 테마파크 사업부서를 신설해 관광사업에도 손을 댔다. 헝다는 하이난도에 ‘오션플라워 아일랜드(Ocean Flower Island)’라는 거대한 테마파크를 조성해 명실상부한 관광산업의 총아로 우뚝 설 꿈을 펼치고 있다. 하이난도는 ‘중국의 하와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열대지방의 섬이다.

‘오션플라워 아일랜드’ 프로젝트에는 쇼핑몰과 박물관, 놀이공원 등을 갖춘 인공섬 건립 계획이 포함되어있다. 헝다그룹이 가장 최근 발간한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헝다는 2021년 말 완공을 목표로 금년 초 시험적으로 관광객들을 받아들이기도 했다고 한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 시에서 헝다그룹이 짓고 있는 복합문화관광단지 건설 현장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광둥성 광저우 시에서 헝다그룹이 짓고 있는 복합문화관광단지 건설 현장 [사진=AFP·연합뉴스]

헝다는 어쩌다가 부도 위기에 내몰리게 되었는가?

최근 몇 년 사이 헝다그룹의 부채는 다양한 사업을 벌이면서 풍선처럼 부풀기 시작했다.

헝다그룹은 채무 총액이 3000억 달러가 넘어서면서 중국 최대의 빚투성이 부동산 개발회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이 그룹은 지난 몇 주 사이에 자금을 시급히 확보하지 못하면 디폴트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고 스스로 밝히면서, 투자자들에게 현금 흐름에 문제가 있음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러한 경고는 지난주 헝다그룹이 증권거래소에 자신들의 일부 자산들을 인수할 구매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헝다는 스스로 설정한 공격적인 경영 목표 때문에 곤경에 처한 성격이 짙다고 말한다. “헝다가 핵심 사업에서 너무 멀리 벗어난 것이 혼란의 한 원인이다.”라고, ‘이코노미스트 인델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의 중국 책임자인 매티 베킹크는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도 헝다그룹은 구조적 문제 때문에도 “회복 가능성을 정확히 점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헝다그룹의 복잡성과 기업 자산과 채무에 대한 충분한 정보의 부족”을 지적한 바가 있다.

그러나 헝다그룹의 시련은 중국 경제에 깔려있는 위험 요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성격이 강하다.

“헝다그룹의 스토리는 중국 경제의 부채 문제에 심오한 구조적 도전을 던지는 스토리라고 할 수도 있다.”

매티 베킹크는 이렇게 말했다.

이는 전혀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수많은 국가 소유 기업들이 부도를 내면서,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차입 투자에 경종이 울리기도 했다.

그리고 2018년 억만장자 왕젠린은, 베이징 당국이 해외 진출을 위해 무리하게 차입경영에 치중한 기업들을 옥죄자, 자신의 재벌기업 ‘다롄완다(Dalian Wanda)’의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윌리엄스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헝다그룹의 붕괴는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이 당면한 금융 시스템에 대한 최대의 시련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헝다그룹뿐만 아니라 고도의 차입을 통해 부동산개발을 해온 기업들 문제의 뿌리에는 중국의 주거용 부동산 수요가 지속적인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헝다그룹의 현재 진행 중인 붕괴 과정은 부동산개발 기업의 부도가 중국의 성장에 미칠 파고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자구책은?

지난 9월 14일 헝다그룹은 상황 분석을 위해 재무 전문팀을 불러들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헝다그룹은 외부의 재무 분석팀들이 가능한 해법을 신속하게 찾아내기 위해 노력은 하겠지만 아무것도 보장할 수도 없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현재까지 이 재벌 기업은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자사의 전기자동차 사업 일부와 부동산 서비스 사업 일부를 인수해줄 구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헝다는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자료에서 투자자를 찾는 데 “뚜렷한 진전이 없다”고 밝히고, 그룹이 자산 판매에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헝다는 홍콩에 있는 사무소 건물 매각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헝다는 이 건물을 2015년에 약 16억 달러를 주고 사들였었다. 그러나 이 건물 매각도 정해진 시간표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고 이 그룹은 밝히고 있다.

'파산 위기' 중국 헝다그룹이 건설한 베이징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파산 위기' 중국 헝다그룹이 건설한 베이징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투자자들의 반응은?

보도에 의하면, 헝다그룹 문제는 지난주 시위대가 선전의 본사 건물로 쳐들어가면서 거리로 불거져 나왔다. 로이터의 동영상에는 지난 월요일 수십 명의 시위대가 회사 간부들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따지는 장면이 등장한다.

하지만 주식 투자자들은 몇 달간 숨을 죽이며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태이다. 헝다의 주가는 금년 들어 80% 이상이 하락했다.

이번 달 초 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 모두 유동성 문제를 거론하며 헝다그룹의 신용상태를 하향 조정했다.

“우리는 일종의 디폴트 가능성을 예측한다.”

최근 보고서를 통해 피치는 이렇게 내다보았다.

이같은 상황은 베이징 당국이 최근 민간 기업들, 특히 테크놀로지 기업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시기와 맞물려 발생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당황하고 있는 투자자들을 휘청거리게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월요일 중국의 은행들과 보험회사들, 그리고 다른 부동산 기업들에 피해가 미치면서 항생지수(HSI)가 3.3% 폭락하며, 거의 두 달 사이 최대의 낙폭을 보였다.

“우리는 헝다그룹 신용 문제가 어떻게 풀릴지가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판단한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신용 시장과 경제 전반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중국 채권 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고, 신뢰 손실이 부동산 섹터로 광범위하게 번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스트리트는 헝다그룹 문제가 해외로 전파되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이다.

“나는 헝다그룹의 붕괴와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폭넓은 재정 문제가 미국 경제와 시장에까지 파급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신용평가 무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지난주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다음 수순은?

애널리스트들은 헝다그룹이 최종 부도 처리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개입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당국은 겉으로는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난주 중국 국가통계국의 대변인 푸 링귀가 “일부 대형 부동산 기업들의 문제”를 시인했다고, 관영 매체들이 보도했다.

푸 대변인은, 헝다그룹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으면서도, “금년 중국 부동산 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상태에 있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들이 산업 전반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윌리엄스는 “주요 디폴트에 대한 공포가 심화될 경우” 중국의 중앙은행이 유동성 지원을 들고 개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당국도 행동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주 화요일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서 중국의 규제 당국이 해당 재벌기업의 재무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여러 로펌 중, 국제 로펌인 ‘킹 앤 우드 맬리슨스(King & Wood Mallesons)’를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킹 앤 우드 맬리슨스’는 논평을 거부했다.

보도에 따르면, 헝다그룹의 태생지인 광둥성의 관리들이 그룹 설립자의 구제금융 요청을 이미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나 광둥성 관리들이나 헝다그룹의 관계자들은 이 문제와 관련한 답변을 거절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헝다를 살리기에는 이미 때가 너무 늦었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의 미디어들은 전반적으로 헝다그룹의 재무 문제를 ‘거대한 블랙홀’이라고 부른다. 아무리 막대한 자금을 들이부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은행 시스템 전반에 파급되지 않도록 궁극적으로 정부가 개입할 것을 바랍니다.”

베킹크는 이렇게 말했다.

“헝다의 대규모 디폴트로 인한 피해는 엄청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dtpchoi@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