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기차 폐배터리 문제 직면에 “ESS 구축으로 도약 발판 다져”
현대차그룹, 전기차 폐배터리 문제 직면에 “ESS 구축으로 도약 발판 다져”
  • 최문수 기자
  • 기사승인 2021.09.17 13:55
  • 최종수정 2021.09.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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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출처=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출처=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장기화 속에 오너리스크와 노사문제를 비롯한 정치권과의 연결로 난항을 겪고 있는 타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한 현대차그룹은 ESS(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에너지저장장치) 구축을 통해 내실과 실속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는 물론 글로벌 전역에서 친환경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지만, 이 같은 성장은 수년 내 폭발적인 ‘폐배터리 처리’ 우려를 동반한다.

전기차 폐배터리는 3년 뒤 1만 개 이상이 쏟아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의 경우 교체 연한으로 쏟아지는 전기차 배터리 문제로 고민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의 경우는 폐배터리 문제로 전기차의 친환경 인증등급문제를 다시 논의하는 등 폐배터리 문제가 전기차의 생존을 위협하는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전기차 폐배터리는 다른 쓰레기처럼 매립이나 소각이 불가능하다. 배터리에 들어 있는 리튬이 물이나 공기에 닿으면 급격히 반응해 화재 발생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재사용·재활용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현재는 재사용·재활용 기술의 부재로 그저 보관만하고 있는 신세다. 제주도같은 경우 지난 3월 기준, 약 163개의 전기차 폐배터리가 쌓여있다.

이에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이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관련 업계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고, 관심을 기울이던 다른 기업들도 호시탐탐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

관련 업계는 ‘노다지’로 평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오는 2050년까지 600조원 규모로 성장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9년 OCI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ESS 설비 구축 △태양광발전 사업모델 발굴 등을 협력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내 태양관 발전소에서 실증 사업을 시작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와 연계한 2MWh급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에너지저장장치 모습이다. [출처=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울산공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와 연계한 2MWh급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에너지저장장치 모습이다. [출처=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배터리의 ‘재활용’은 분해와 파쇄 등 물리적 공정을 거친 뒤 이를 새 배터리 원료 사용을 정의한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배터리 재사용은 기존 전기차 배터리에 재처리 공정을 추가해 잔존가치를 그대로 활용하며 비용적 측면에서도 큰 장점이다.

나아가 태양열을 시작으로 수력과 풍력·조력발전 등 생산량 변동 범위가 큰 전기 에너지를 더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큰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이전까지 국내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에 관한 인허가 규정이 없었지만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산업통상지원부의 특례승인도 받았다.

덕분에 정부는 폐차(전기차)에서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는 범위와 대상을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게 됐으며 이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련 부처의 인허가 규정도 세분화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울산공장 내 태양광 발전소에서 국내 실증 사업을 추진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 최대규모 공영 전력 발전사인 CPS에너지와 손잡고 ESS 실증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현대그룹은 자체 개발한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ESS를 내년 9월 미국 텍사스 주에 설치하게 된다.

관련 업계는 이번 사업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ESS의 북미 전력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전기차 배터리에만 머물지 않고 수소 생산 및 저장 등 다방면에 연계하여 재생에너지의 변동성 문제를 친환경적으로 해결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인 핀란드의 바르질라(Wartsila) 파트너십 MOU 체결을 시작으로 지난해부터는 한국수력원자력, OCI, 한화큐셀 등 다양한 기술 제휴 및 협약을 맺고 전략적 사업 전개를 준비해왔다.

전기차 폐배터리로 인한 환경문제가 국내를 넘어 범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는 현재, 현대차그룹이 문제를 타개하는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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