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100년 중국공산당, 철옹성 유지하는 비결은.. 뉴욕타임스에 비친 공산당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WIKI 인사이드] 100년 중국공산당, 철옹성 유지하는 비결은.. 뉴욕타임스에 비친 공산당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21-07-04 07:33:36
  • 최종수정 2021.07.04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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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EPA=연합뉴스
베이징 EPA=연합뉴스

'세계 민주화 시대에 중국 공산당은 얼마나 존속할 것인가.'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 시각) 중국공산당 100주년을 맞아, 공산권에서는 예외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공산당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내다보는 칼럼을 실었다.

칼럼의 필자 이젱리안은 전직 ‘홍콩경제저널(The Hong Kong Economic Journal)’의 편집장 출신으로 중국과 홍콩에 관한 글들을 주로 쓰고 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전문이다.

중국공산당은 천안문광장에서 창당 100주년 기념대회를 성대하게 개최했다. 중국공산당의 붕괴를 점쳤던 서방 세력은 이 모습을 보고 자신들의 착각을 뼈저리게 인식했으리라. 중국공산당이 그동안의 지배 과정에서 일부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기는 했지만 그들은 앞으로도 미국과 서방 동맹들의 가공할 위협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은 다른 전체주의 세력과 국가들에 비하면 예외적으로 국가를 잘 운영하면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중국공산당과 러시아의 유사점을 역사에서 찾아보려고 하는 사람들은 권력의 유지라는 측면에서 상황을 잘못 판단하고 있다. 레닌의 공산당과 소비에트는 생애주기 면에서 비교해보면 단말마(斷末摩)에 도달해있었다.

반면에 서방이 중국공산당 하의 중국을 가공할 적국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서방은 군사적이고 이념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기술적이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최근에서야 중국을 실제적인 위협으로 느끼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중국공산당은 중국 역사에 깊게 뿌리 내리고 있다. 그들은 중국의 오랜 왕조 역사의 연장선상에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어디로 사라질 실체가 아니다.

중국공산당은 거대한 조직이며, 고도로 계층적이며 체계화되어 있다. 1921년 12명으로 출범한 중국공산당은 100년 동안 해마다 20%씩 성장하며 9000만 명이 넘는 거대한 조직으로 성장했다.

14억 중국 인구를 효과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공산당의 리더십은 수세기 동안 이어져온 낡은 전술을 아직도 구사하면서도 첨단 테크닉을 교묘히 섞어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오늘날 중국공산당이 자국민들에게 구사하는 대대적인 감시활동은 ‘바오지아(baojia)’라고 알려진, 고대 왕조 통치 정책의 일환으로, 국민들이 24시가 내내 서로서로를 감시하도록 하는 통치술이다. 이는 진나라 시대에 고안되어 송나라에서 부활되었다가, 청나라 대에 와서 완벽한 모양을 갖추고 대대적으로 시행되었다. 중국공산당은 여기에다 디지털카메라를 첨가했을 뿐이다.

적어도 한족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감시 정책에 대해 뚜렷한 반발 움직임을 포착할 수 없는데, 중국의 빅브라더가 2000년을 감시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저항하는 세력에게는 응징만이 기다리고 있다.(홍콩의 민주화 진압 과정과 신장의 위구르 무슬림들이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보라.)

중국의 마지막 두 왕조인 명 왕조와 청 왕조도 누구보다 억압적인 정권이었지만 두 왕조 합쳐서 540년을 유지했다. 그 이전 오랫동안 이어져온 왕조들과 제왕들에 의해 민중들이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기회주의적으로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 공산당 역사박물관에 있는 창당 100주년 기념 문구 앞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의 중국 공산당 역사박물관에 있는 창당 100주년 기념 문구 앞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무시무시한 회초리를 휘두르는 한편으로 당근도 준비되어있다. 충성스러운 당원들에게는 풍요로운 보상이 주어진다.

중국공산당은, 효과적으로 통치했던 과거 중국의 어느 지배계급과 마찬가지로, 국민들에게 역사적 사건들의 교훈을 열성적으로 주입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위기를 헤쳐가고, 더욱 강해진다.

1989년의 천안문사태를 상기해보라.

이 사건이 가르쳐주는 역사적 교훈은 중국의 수천 년 역사에서 학자들과 지식인들이 주도한 반란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당시 강성 통치자 덩샤오핑 치하에 있던 중국공산당은 천안문광장의 민주화 시위를 강경 진압해도 정치적 격변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사실상 무관용 원칙으로 일관했다.

그들은 나아가 서방의 대 중국 보이콧도 곧 소멸할 것이라고 보았다.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외국인 투자자들은 얼마 있지 않아 떼를 지어 중국으로 다시 몰려들었다. 이로부터 얼마 있지 않아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보답 받았다.

중국공산당은 또 거짓말을 사실로 믿게 하는 전술을 시험하고 구사한다. 이 전술은 중국 고대의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경구(警句)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록위마’는 속이거나 호도할 필요가 없는 뻔한 거짓말이나 후안무치한 거짓말의 뛰어난 가치를 인용할 때 사용된다.

정치적 맥락에서 이 말은 권세 있는 자가 대중 앞에서 명백한 거짓말을 할지라도 대중들은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그 권력가는 대중들을 쉽게 통제할 수 있음을 인식할 때 사용된다.

중국공산당은 ‘지록위마’ 전술을 자주 구사한다. 최근의 사례는 시진핑 주석 본인으로부터 나왔는데, 그가 중국이 ‘신뢰받을 수 있고’, ‘존중받으며’, ‘사랑받는’ 국제적 이미지를 추구한다고 말한 것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시진핑 주석은 많은 나라들이 중국을 적대시할지라도 서방의 일부 정치인들과 기업들은 중국과 안정적인 사업 관계를 지속하거나 새로 시작하기를 열망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나아가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서방에 대고 중국의 야망에 굳건하게 대처해야한다고 주문했을지라도 어떤 나라도, 심지어는 미국조차도, 중국과의 사업적 이득을 위험에 빠뜨릴 정도로 베이징을 심하게 혼내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점도 시진핑은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공산당은, 자신들의 구조적인 억압정책을 지지하기 위해,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정치적 전략과 서방과의 경제적 기회를 활용해서 정치적 안정을 성취했다. 중국 역사로 보면 비교적 단기간에 해당하는 100년 동안 중국공산당은 중국 사회의 기층에 마치 바냔나무(banyan tree), 뿌리처럼 깊고 넓게 뿌리 내려왔다. 그들은 국민들 삶은 모든 요소를 당근과 채찍 정책을 적절히 배합하면서, 토착 문화의 규범과 서양의 물질 소비문화를 융합하는 데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 거대한 바냔나무 뿌리를 뽑아내 뒤집기는 불가능하다.

중국공산당이 내부로부터 붕괴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서방 세력들은 중국공산당이 수입된 레닌주의를 먹고 산다는 이론, 즉 자유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대다수 국민들을 탄압하는 국가일 뿐이라는 손쉬운 이야기에 의존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중국공산당이 예외적으로 성공한 체제라는 사실을 망각한 주장이며, 중국 문화의 어두운 요소를 숙지하고 이를 활용할 줄 아는 탐욕스러운 지도층이 자신들의 힘을 키우고 오래 살아남아 이제는 서방을 위협하기 위해 암흑물질은 빨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시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산제국에도 약점은 있다. 중국공산당 권력의 역사적 궤적과 공산국가 건립의 토대가 되었던 부(富)는 베이징이 2008년 올림픽을 개최했을 시기를 정점으로 쇠퇴하고 있다.

중국의 실질 GDP 성장률과 근로 가능 계층의 규모와 외국인 직접투자 순유입률은, 홍콩 사람들의 중국에 대한 낙관론과 홍콩 사람들의 중국인이라는 자기정체성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 시기에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역사의 지침에 비추어보면 세계는 조만간 중국의 붕괴를 목도할 것 같지는 않다. 역사상 가장 압제적인 정권이었던, 한족이 세운 명 왕조는 정점을 찍은 후에도 약 72년을 지속했다. 그리고 명에 못지않게 압제적이었던, 이민족인 만주족이 설립한 청 왕조는 정점을 찍은 후 멸망까지 약 100년이 걸렸다.

중국에서 공산당이 붕괴할 것이라는 데 의존하는 세력들은 실망할 것이다. 중국 역사는 각국이 대중국 정책을 만들 때 기본 틀을 제공한다. 각국은 중국공산당에 대항해 스스로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장기적인 수단을 선택해야만 한다.

중국공산당이 우리 모두보다 오래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중산층의 성장이 중국의 민주화를 이끌 것이라는 서방의 가정은 포용정책이라는 수십년의 값비싼 교훈을 안겨주고 있다.
 

dtpchoi@wikileaks-kr.org